영훈중 성적조작 책임, 숨진 교감에 떠넘기나?
증인 교사들 "교감 직접 지시…가담 모른다"
- 이후민 기자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영훈국제중학교 입학비리 관계자들에 대한 재판에서 2012년과 2013년 입학 성적 조작을 숨진 영훈국제중 교감 A씨(54)가 모두 주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지난달 20일 열린 첫 공판에서 성적조작을 공모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교무부장 김모씨(39) 등 3명의 변호인 측은 지난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A 교감이 성적 조작을 직접 시행했으며 김씨 등은 공모하거나 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재판 초기부터 이미 숨진 교감에게 모든 책임을 덮어씌우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재환) 심리로 26일 오전 10시 702호 법정에서 열린 학교법인 영훈학원 김하주 이사장(80) 등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 15명에 대한 공판에 입학 서류 채점과 이를 입력하는 과정에 관여한 교사 B씨 등 3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B씨는 검찰조사 당시 "A 교감이 특정 점수를 깎도록 지시하고 내가 수정해서 다시 확인받는 등 성적조작 행위가 현장에서 수차례 진행됐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 B씨는 2012년 선발심사 당시 A 교감은 심사 총괄을 맡아 채점이 끝난 상태에서 전산에 입력된 점수 가운데 특정 학생의 점수를 깎거나 높인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2012년과 2013년 입학 성적조작에 공모한 혐의(업무방해)로 불구속 기소된 교무부장 김모씨(39) 등에 대해 A 교감과 이들이 성적 조작을 협의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못 봤다", "알 수 없다" 등 답을 피했다.
재판장이 A 교감의 성적조작 지시를 거부하지 못한 이유를 묻자 "교감과 일반 교사가 평등한 관계는 아니기 때문"이라며 "제가 너무 수동적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다른 교사 C씨는 "A 교감의 지시에 따라 기계적으로 고쳤기 때문에 누구를 얼마나 고쳤는지 모른다고 했느냐"는 질문에 수긍했다.
재판장이 "A 교감 신상에 무슨 일이 발생했냐. A 교감에게 다 떠넘기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C씨는 "아니다. 같은 대답을 했을 것이다"며 "나이가 어린 사람들은 '왜 그렇게 하냐'고 말할 처지가 아니다. 사립학교는 시스템이 일반 회사와 똑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8일 오전 10시 서울북부지법 702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hm334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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