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서리하다 감전사, "밭주인도 배상책임"

서울중앙지법 민사93단독 이명철 판사는 남의 밭에 몰래 들어가려다 전기 울타리에 걸려 감전돼 숨진 정씨의 어머니가 "전기울타리를 안전하게 관리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다"며 밭 주인 장모씨와 한국전력공사, 한국전기공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장씨는 전기울타리 주변에 접근을 제한하거나 감전 위험을 경고하는 표지판, 전기안전장치 등을 설치해 울타리를 안전하게 유지, 관리해야 할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판결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정씨가 농작물을 훔치러 남의 밭에 몰래 들어가다 사고를 당한 점을 감안해 장씨의 책임을 30%로 제한, "밭 주인 장씨는 정씨의 어머니에게 67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대해서는 전기시설의 정기점검일이 사고가 발생한 날 이후인 2009년 10월로 예정돼 있던 점을 고려해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씨는 2009년 7월 강원도 강릉시에 위치한 장씨의 고추밭에 몰래 들어가 고추를 따려다 장씨가 고라니 등 야생동물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전기울타리에 감전돼 숨졌다. 

정씨의 어머니는 전기시설을 안전하게 관리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