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 잘못'은 양녀 파양 사유 안 된다"

대법 "'재판상 파양원인' 해석 범위 벗어난 것"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이모씨(87)가 자신의 양녀 공모씨(61)를 상대로 낸 파양 청구소송에서 "양자의 배우자는 재판상 파양원인인 '부당한 대우'의 주체에 포함시킬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슬하에 자녀가 없던 이씨는 1952년께 남편과 함께 공씨를 입양해 50년 가까이 원만한 모녀관계를 유지해왔다.

공씨는 성년이 된 후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지만 1년에 한두차례는 귀국해 이씨와 만났다. 또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이씨의 생일이나 어버이날에 전화 연락을 하는 등 좋은 관계를 지속해왔다.

그런데 공씨 부부가 지난 2003년 이씨의 남동생, 즉 공씨의 외삼촌을 공씨의 회사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모녀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검찰이 이씨의 외삼촌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리자 공씨 부부는 위 회사에 대해 민사소송을 내거나 해산을 청구하는 등 법정다툼을 이어갔고 이씨는 결국 "공씨 부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법원에 파양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와 2심 재판부는 "사위가 잘못했다고 해서 양녀를 파양할 수 없다"며 "법적 분쟁이 시작된 후 3년간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양친자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이유로 볼 수 없다"고 이씨의 파양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역시 같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민법이 규정한 파양원인인 '다른 일방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때'에 일방의 배우자를 포함시키는 것은 해석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며 "파양원인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제반사정에 비춰 이씨의 사위가 법정다툼 도중 이씨 등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을 인정하지 어렵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abilityk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