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5억 문턱' 닿자 강북 집값도 숨고르기…"대출 부담"
강남·용산 조정 속 강북도 상승 탄력 약화…성북 누적 14.87%↑
금리 부담까지 겹쳐 매수세 주춤…공급 부족에 하락 전망은 신중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이제 강북에서도 15억 원대 아파트가 많아요. 대출 규제로 한도가 줄어드는 경계라 매수자들도 예전처럼 덜컥 사긴 어렵죠." (서울 성북구 공인중개사 A 씨)
강남권 집값이 조정을 받는 사이 서울 아파트값을 떠받쳐 온 강북권도 최근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1일 찾은 서울 성북구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단기간 집값이 급등하면서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15억 원' 문턱에 다다른 점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서울 주택 공급 부족과 전월세난에 매매로 몰리는 '생존 매수'가 올해 초부터 이어지면서 강북 집값도 빠르게 올랐지만, 이제는 높아진 가격 자체가 매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이자 부담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넷째 주(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9% 올랐다.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86주 연속 상승이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일제히 하락했다. 강남구는 0.56%, 서초구는 0.33%, 송파구는 0.19% 떨어졌다. 강북에서는 용산구(-0.01%)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상승했다.
상승세는 이어졌지만 오름폭은 줄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이 14.87%인 성북구는 5주 전 0.55% 올랐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0.36%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현장에서도 매수 열기가 주춤한다는 설명이 나왔다. 특히 강북권에서 15억 원이 넘는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대출 한도 축소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59㎡는 14억 원 후반에서 16억 원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성북구의 공인중개사 A 씨는 "과거에는 6억 원까지 대출이 나오니까 다들 어떻게든 빌려서 샀다"며 "이제는 가격이 너무 올라 선뜻 매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발표된 10·15 대책에 따라 서울 등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가격별 주담대 한도는 15억 원 이하 최대 6억 원,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 최대 4억 원, 25억 원 초과 최대 2억 원으로 제한된다.
단기간에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도 나왔다. 올해 누적 상승률이 10%를 넘은 서울 자치구는 11곳(중·동대문·중랑·성북·강북·노원·서대문·강서·구로·영등포·관악)이다.
성북구의 공인중개사 B 씨는 "한창 가격이 오르던 올해 초에는 달마다 5000만 원씩 오른 경우도 있었다"며 "최근에는 가격대가 맞는 매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요자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 역시 주담대 이자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성북구의 공인중개사 C 씨는 "금리가 더 오르면 한 달에 이자만 10만 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며 "대출로 집을 덜컥 사기엔 부담되는 수준"이라고 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상승세 둔화가 조정이나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서울 주택 공급 부족과 전월세난 등 집값을 떠받치는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공급 대책이 속속 나오고는 있지만 당장 2~3년간 서울에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미친 듯이 오르는 시기는 지났지만 내릴 거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archiv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