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형이냐 경기 신축이냐"…전·월세난이 부른 '탈서울'
서울 전세 매물 1년 새 20% 감소…전셋값도 10% 넘게 올라
"같은 예산이면 더 넓은 신축"…실수요자 선택지 경기권으로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서울 집값과 전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실수요자의 주거 선택지가 경기권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서울의 소형·구축을 선택하기보다 출퇴근이 가능한 경기권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축·중형 아파트에서 내 집 마련을 시도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28일 '뉴스1 유튜브 팩트앤뷰:이슈진단'에 출연해 "서울 안에서 가격을 낮추려면 면적을 줄이거나, 역에서 멀어지거나, 오래된 구축을 선택해야 한다"며 "서울에서 오래된 소형 아파트를 살 것인가, 아니면 조금 더 이동하더라도 신축 중형 아파트를 살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경기 동부권이나 외곽으로 눈을 돌리면 같은 예산으로 더 넓고 새로운 아파트를 찾을 수 있다"며 "지금 서울 밖으로 이동하는 수요의 핵심 이유"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전월세난도 주거 선택지를 서울 밖으로 넓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세의 월세 전환과 집주인의 실거주, 신규 입주 물량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셋값은 오르고 매물은 줄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년 동월 대비 10.46% 올랐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달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 9569개로 지난해 10월 16일(2만 4421개) 대비 19.8% 줄었다.
심형석 미국 IAU 교수(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는 "무조건 아파트 전·월세만 찾으니 공급은 부족하고 가격은 뛸 수밖에 없다"며 "주거 수요가 물리적으로 서울 경계를 넘어서 광역 형태로 퍼져나가는 '대수요 이동 시대'가 열렸다"고 짚었다.
김 소장은 최근 움직임을 '서울 안에서 버틸 힘이 소진된 실수요자들의 대탈출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차라리 이자를 내고 내 집을 사겠다고 마음먹는 2030과 신혼부부들이 있다"면서도 "서울 안에서 자금력이 부족해 진입할 곳이 없어 경기권으로 밀려나는 구조"라고 했다.
심 교수는 서울 주택시장 안에서도 가격대와 지역에 따라 수요가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고가 주택은 대출 규제와 금리 변화에 민감하다"며 "중저가 주택은 실제 거주하려는 무주택자와 갈아타기 수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서울에서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의 집을 찾는 실수요자들이 선택지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격이 비싸서 못 사겠다'는 사람과 '더 늦으면 더 비싸질 것 같아 지금 사야겠다'는 사람이 동시에 존재한다"며 "매물이 나오면 매수자가 여러 명 붙고 가격 협상을 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두 전문가는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실수요자에게 자금 상황과 생활 여건을 함께 따져볼 것을 조언했다.
심 교수는 "자금 상황, 대출 가능 여부, 금리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무작정 기다리기보단 현재 상황에 맞는 상품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의 패러다임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며 "행정구역의 경계보다는 내 삶의 질과 자산의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막연한 완벽주의"라며 "수도권에서 교통과 학군,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춘 대안들을 냉정하게 비교·검토해 보길 권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수요자들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꼭 서울이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서울의 인프라와 출퇴근 동선이 물리적으로 연결되는 수도권 주거 벨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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