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 8억 돌파·노원 7억 눈앞…서울서 사라지는 중저가 아파트

성북·강서·동대문도 평균 9억원대…서울 25개구 모두 6억 넘어
전셋값 8개월 새 4412만원↑…높아진 내 집 마련 문턱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지난달 서울 관악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처음으로 8억 원을 넘어섰다. 노원구도 약 4년 만의 7억 원대 재진입을 눈앞에 뒀다.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집값 차이가 줄어드는 이른바 '평탄화' 흐름 속에서 무주택 실수요자 눈높이에 맞는 중저가 아파트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북·강서·동대문도 9억원대…좁아지는 '가격 피난처'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관악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 736만 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만에 1316만 원이 올라 처음으로 8억 원대에 진입했다.

노원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도 6억 9844만 원으로 7억 원까지 156만 원을 남겨뒀다. 향후 7억 원을 넘으면 약 4년 만에 7억 원대 재진입이다.

관악구와 노원구는 서울 내 대표적인 중저가 지역이다. 지난 8월 강남구(28억 5537만 원)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실수요자들이 한강벨트와 같은 핵심지 대신 서울 거주를 위해 우선 검토하는 지역들이다.

비강남권 집값 상승의 배경 중 하나로 임대차 시장 불안이 꼽힌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12월 5억 9251만 원에서 올해 8월 6억 3663만 원으로 4412만 원 올랐다. 같은 기간 평균 월세는 149만 원에서 164만 원으로 15만 원 상승했다. 서울 전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전세 매물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수요자들은 높아진 임대차 부담에 보증금과 대출을 활용해 주택 매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 최대 6억 원을 활용한 매수세도 서울 외곽 지역의 집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다른 비강남권 자치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도 10억 원 선에 근접했다. 대표적으로 △성북구 9억 2789만 원 △강서구 9억 4487만 원 △동대문구 9억 7306만 원이다. 서대문구 평균은 10억 1749만 원으로 10억 원을 넘어섰다.

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 2026.9.20 ⓒ 뉴스1 이종수 기자
전셋값 8개월 만에 4412만원 상승…세입자→매매 전환 압력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강남권 집값은 내리고 비강남권은 오르는 흐름을 '평탄화' 과정으로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후 해당 발언에 대해 가격 변동 추이를 설명한 것이라며 비강남권 집값 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가격 격차 축소가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거 선택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높아진 서울 외곽 집값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더욱 높이고 있어서다.

이미 서울 전역의 문턱은 높아졌다. 올해 6월부터 서울 25개 자치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모두 6억 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도봉구의 평균 매매가격이 지난 5월 5억 9527만 원에서 6월 6억 415만 원으로 올라선 이후다. 서울 모든 자치구가 6억 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22년 12월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다. 무주택자가 가격 부담을 피해 이동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서울 내 중저가 아파트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강남과 비강남 간 가격 차이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서울 집값의 하단 자체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21일 열린 '2026 서울 주택정책 성과공유회'에서 "비강남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원인은 전월세 가격 상승"이라며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서민들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서울 외곽 아파트를 사야겠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