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분당 넘어 광교도 '국평 전세 10억'…2~3년 만에 재등장

경기 1~8월 10억 이상 거래 227건…과천·분당이 91.6% 차지
광교 지난해 0건→올해 16건…광명·안양서도 10억원대 거래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과천과 성남 분당에 집중됐던 경기도 전용 84㎡ 아파트의 10억 원대 전세 거래가 광교신도시로 확산하고 있다. 광교 주요 단지에서 2~3년 동안 자취를 감췄던 10억 원 이상 전세 계약이 올해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서울의 전세난이 경기 핵심지역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수원 영통구 전셋값 2.27%↑…광교 '10억 전세' 재등장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8월(9월 20일 신고 기준) 경기도에서 체결된 전용 84㎡·보증금 10억 원 이상 전세 거래는 227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1건보다 7.6% 증가했다.

지역별로 과천시가 143건으로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성남시 분당구는 65건으로 28.6%였다. 두 지역에서 체결된 거래가 전체의 91.6%에 달했다.

최근 경기도 주요 단지의 전셋값 강세는 서울의 전세 매물 부족과 매매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요자들이 서울에서 원하는 주택을 구하지 못하거나 높아진 보증금을 감당하기 어려워 경기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눈에 띄는 점은 광교신도시에서 전용 84㎡ 기준 10억 원대 전세 거래가 다시 등장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 건도 없었던 광교신도시 내 거래가 올해 16건에 달했다.

올해 4월 광교중흥에스클래스 세입자는 10억 원에 계약서를 썼다. 이후 꾸준히 10억 원 이상 거래가 신고됐다. 해당 단지에서 전용 84㎡가 10억 원 이상에 전세 계약된 것은 약 3년 4개월 만이다. 2022년 11억~13억 원대 계약 이후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10억 원 이상 전세 계약은 없었다.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전용 84㎡는 2023년 3월 12억 원에 전세 최고가를 기록했다. 2024년과 지난해에는 10억 원 이상 거래가 끊겼다. 올해 2월을 시작으로 10억 원대 전세 계약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광교는 신분당선을 이용해 서울 강남권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입지다. 광교호수공원 등 쾌적한 주거환경과 인근 직주근접 수요도 고가 전세 계약의 재등장 배경으로 꼽힌다.

전반적인 전셋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7월 수원 영통구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보다 2.27% 올랐다. 월간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것은 2024년 1월(2.43%)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광교신도시 관계자는 "최근 상태가 좋은 물건이라면 10억 원대에도 세입자를 찾을 수 있다"며 "매수 대신 전세로 2년 더 살겠다는 갱신 희망 기존 거주자도 많다"고 설명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2024.5.22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 전세난 경기로 확산…과천·분당 고가 전세 주도

과천과 분당은 여전히 경기권 고가 전세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두 지역의 공통점은 우수한 서울 접근성이다.

과천은 서울과 맞닿아 있고 지하철 4호선으로 사당·양재·강남권으로 이동하기 쉬운 입지다. 정부과천청사, 학군, 녹지환경을 갖춘 데다 재건축을 통해 들어선 신축 대단지가 전셋값 상단을 높이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신고된 경기도 전용 84㎡ 최고 전세 거래는 과천에서 나왔다.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84㎡ 세입자는 지난 3월 보증금 15억 원에 갱신 계약을 맺었다.

분당 역시 신분당선과 수인분당선을 이용한 강남 접근성과 판교테크노밸리의 배후 수요를 갖춘 입지다. 올해 1~8월 분당구의 전용 84㎡ 10억 원 이상 거래(65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5건보다 18.2% 늘었다. 대표적으로 정자동 파크뷰 전용 84㎡는 지난달 12일 보증금 13억 원에 갱신 계약됐다.

광명과 안양시 동안구에서도 전용 84㎡의 10억 원대 전세 거래가 등장했다.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지난달 10억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3월 평촌엘프라우드의 신규 전세 보증금은 11억 4500만 원이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서울 이주 수요가 접근성을 갖춘 경기권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분당, 수지, 광교 순으로 연쇄 작용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