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李대통령 '집값 평탄화'에 "인식 굉장히 걱정스럽다"(종합)
"외곽 집값 상승, 전월세난에 서민들 자구책으로 매수 나선 결과"
신규 정비구역 연 35곳 '10년 평균 2배'…2031년 31만가구 착공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서울 집값 평탄화' 발언에 대해 "대통령의 인식이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서울 외곽 집값 상승은 전월세난에 내몰린 서민들이 자구책으로 주택 매수에 나선 결과라며 정부의 시장 진단에 문제를 제기했다.
오 시장은 2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6 서울 주택정책 성과공유회'에서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을 두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비강남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원인은 전월세 가격 상승"이라며 "전세 물량이 거의 실종되다시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서민들이 자구책으로 외곽 지역 자치구의 아파트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야겠다는 상황 판단 때문에 집을 사는 것"이라며 "이런 가슴 아픈 상황을 대통령께서 보고 받고 깊은 성찰을 하고 대안을 내야 할 타이밍"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 외곽 지역 집값 상승을 두고 "다행인 건 최근 강남을 포함한 지역의 (집값) 하락이 시작돼 하락이 확산하고 있다"며 "외곽 지역은 오르지만 전에는 수직적이었단 점에서 일종의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성과공유회에서 지난 5년간 서울의 신규 정비구역 지정이 직전 10년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며 "재개발·재건축이 정상화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장 큰 변화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정체 해소를 꼽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신규 정비구역은 연평균 35곳 지정돼 직전 10년 연평균 17곳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오 시장은 "2021년 신속통합기획 도입 이후 214개 구역, 30만 7000가구 규모의 정비사업이 추진돼 목표 대비 114%를 달성했다"며 "통상 5년 이상 걸리던 정비구역 지정 기간도 약 2년 수준으로 단축됐다"고 말했다.
신속통합기획은 정비사업 초기부터 자치구·주민·전문가가 함께 건축 등 분야를 통합계획하는 주택 정책이다.
노후 저층주거지를 정비하는 모아주택 사업도 168곳, 4만 3000가구가 조합설립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늘어난 정비구역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사업 전 과정을 집중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2031년까지 총 31만 가구 착공이 목표다.
오 시장은 "서울 집값은 금리와 거시경제, 수급 등 복합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며 "중장기적인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충분한 주택을 지속 공급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과 관련해서는 규제 완화 중심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 시장은 "정부의 8·13 대책에는 서울시가 수년간 건의해 온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 일부가 반영됐다"며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사업성과 속도를 떨어뜨리는 규제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가 제안한 추가 규제 완화 방안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3년 한시 완화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30~50% 완화(현행 50~75%) △민간 정비사업 법적상한용적률 1.2배 완화 등이다.
당정이 추진하는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의 구청장 이양 방안에는 "도시계획 원칙만 흔들릴 수 있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도시계획 전문가들도 권한이 분산될 경우 25개 자치구마다 사업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특히 정비사업 심의 업무 경험이 전무한 자치구가 17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지속해서 검토해 온 '용산공원 내 주택공급'에도 "미래세대를 위해 지켜야 할 녹지"라며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대체 부지로 제안한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와 관련해 "기존 도시기반시설을 입체적으로 활용해 주택과 공원, 산업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사업"이라며 "1만 3000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인 '미리내집'의 고가 보증금 지적에는 보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마감된 아파트형 미리내집 모집에서 보증금이 11억 원에 달하는 강남권 단지는 경쟁률이 1대 1 안팎에 그쳤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강남권 역세권 단지에서는 4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 시장은 "보증금을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책정하고 출산 시 거주기간 연장과 우선매수 기회 제공 등 효과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최근 집값과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보증금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현장 의견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도입 20년을 맞은 장기전세주택(시프트)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총 3만 8000가구를 공급해 내 집 마련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계약 기간 만료 전 퇴거한 1만 5529가구 중 82.4%가 자발적으로 이사했다. 이 중 72.0%가 자가로 옮겨가며 장기전세주택의 '주거사다리' 효과도 나타났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의 시계를 다시 돌리고 공공주택과 주거사다리를 확대한 성과가 실제 입주와 시민의 주거 안정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누구나 서울에서 내 집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공급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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