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택지 발표마다 주민 반발…10월 7.3만 가구 공급도 '안갯속'

염창공원 설명회 무산·태릉CC 표류…8·13 후보지마다 제동
수도권 7만3000가구 추가 예고…"물량이 실제 공급으로 안 읽혀"

서울 강서구 염창동 염창공원 부지의 모습. (자료사진)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신규 공공택지 추가 발표를 앞두고 기존 공급대책에서 제시한 후보지마다 주민·지자체 반발이 이어지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공급계획이 발표된 뒤 실제 사업이 지연되는 일이 반복되면 시장에서 공급대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염경중 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염창공원 일대 공공주택 공급을 위한 주민 설명회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염창 공원 일대는 8·13 주택 공급대책에서 서울의 유일한 신규 택지로 선정된 곳이다.

정부는 2006년 민간 개발사업 취소 이후 장기간 방치된 곳으로 사실상 훼손된 지역이라는 입장이다. 통합 절차와 신속한 보상을 통해 2029년 착공한다는 계획이지만 주민들은 녹지 보존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 공급대책에 포함된 다른 사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태릉CC와 과천 경마장 부지는 주민과 지자체의 반발로 사업 추진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용산공원과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주택 공급 규모와 방식 등을 놓고 정부와 서울시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만나 협의를 이어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그나마도 최근에는 장관 교체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며 양측의 협의마저 중단됐다.

그린벨트 해제 지역인 서리풀2지구에서도 주민들이 반발하며 소송전에 휘말렸다.

7만3000가구 추가 택지도 '발표 이후'가 문제

문제는 정부가 추가 택지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늦어도 10월 수도권 중심의 신규 공공택지 7만 3000가구 공급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자체와의 협의는 마무리됐고 행정·실무 절차만 남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후보지가 공개된 이후 주민 반발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기존 후보지에서도 협의가 진행됐음에도 주민·지자체와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추가 택지 역시 실제 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느냐는 미지수다.

공급대책이 잇따라 발표되고도 착공과 입주까지 이어지지 못하면 시장의 반응도 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부가 제시한 물량이 시장에 공급될 주택으로 인식하지 않게 되면 공급 확대에 따른 기대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공급 시점이 불확실해지면 수요자들이 신규 택지 입주를 기다리기보다 주택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결국 공급을 늘리기 위한 택지 발표가 시장의 공급 불안을 해소하기보다 오히려 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택지 공급은 발표하는 것보다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 후보지에서 반발과 사업 지연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추가 택지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가 발표하는 공급 물량을 시장에서 실제 공급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지고 정책에 대한 신뢰도 역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택지를 발표하고 숫자를 늘리는 것에만 매달리기보다 주민과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사업 추진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