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채 시장 문턱 높아졌다…올해 넘은 건설사 '대형' 단 3곳

PF 불황에 발행액 8800억, 1년 새 38% 급감…발행사도 반토막
밀려난 중견사는 사모채로…발행액 50% 늘고 P-CBO까지 동원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불황에 건설사의 공모 회사채 발행 규모가 1년 새 40%가량 줄었다. 올해 공모채를 발행한 건설사는 총 3곳으로, 모두 대기업 계열 대형 건설사다. 중견 건설사들은 비교적 부담이 덜한 사모채를 택하며 자금조달 방식에 변화를 줬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건설사의 공모채 발행 규모는 총 88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조 4240억 원) 대비 38.2% 감소했다.

발행사도 총 6곳에서 3곳으로 줄었다. 올해 공모채를 발행한 건설사는 △현대건설(000720) △SK에코플랜트(003340) △롯데건설이다. 현대건설이 1월 3300억 원, SK에코플랜트가 2월 3000억 원과 7월 2000억 원 등 5000억 원을 조달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26일 500억 원을 발행했다. 지난해 11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전량 미매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발행 규모를 절반 넘게 줄이고 만기도 단기물(1년·1년 6개월)로 구성했다. 수요예측에서 총 1510억 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지난해 공모채를 발행한 IPARK현대산업개발(294870), HL디앤아이한라, 포스코이앤씨는 올해는 공모채 발행에 나서지 않았다.

"신용도 높은 대형사 아니면 공모채 어려워"

공모채 발행 규모가 급감한 것은 PF 경기 악화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공모채는 회사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형태다. 이 때문에 미분양과 PF 우발채무 우려가 커지면 미매각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중견 건설사들은 대안으로 사모채를 찾고 있다. 올해 건설사 사모채 발행액은 약 1조 7185억 원으로, 전년 동기(약 1조 1423억 원) 대비 50.4% 증가했다.

사모채는 공모 절차 없이 특정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되는 채권이다. 공모채보다 금리가 높은 경우가 많지만, 투자자 수요 확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기업들의 자금 조달 통로로 활용된다.

두산건설은 7월 말 150억 원, 코오롱글로벌은 7월 초 300억 원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최근에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형태를 활용한 사례도 나왔다.

P-CBO는 신용보증기금 등의 보증으로 신용 보강이 돼 발행되는 증권이다. 주로 신용 등급이 낮은 기업이 직접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울 때 이용하는 조달 수단이다.

대보건설은 P-CBO를 통해 지난달 27일 168억 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했다. KCC건설도 5월 말 P-CBO로 500억 원을 조달했다.

업계는 PF 경기 불황 장기화로 공모채 대신 사모채를 찾는 건설사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본다.

건설사 관계자는 "신용도가 상당히 높은 대형 건설사가 아닌 이상 중견 건설사의 공모채 발행은 쉽지 않다"며 "시장 여건이 개선돼야 공모채 발행을 제대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등락이 있고 한번 방향성이 바뀌면 적어도 수년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 사모채 중심의 자금조달 방식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