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 안내하고 허탕"…임장비 도입론에 국토부 "현행법상 불가"
"임장크루 급증에 허탕 부지기수…정보·노하우 전달 비용 받아야"
중개보수 외 금품 금지한 현행법…국토부 "임장비 도입 검토 안 해"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임장(현장 답사)비 도입을 검토하면서 실제 제도화로 이어질지 부동산업계와 수요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인중개사들은 매수 의사도 없이 십여 군데를 둘러보는 임장인들로 허탕 치는 날이 많아 비용 부과를 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장비를 받는 대신 실제 계약이 이뤄지면 그만큼 중개보수에서 차감하는 방식을 거론했다. 다만 정부는 임장비와 관련해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일축하고 있다. 실제 도입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임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김종호 협회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중개사가 많은 발품을 팔아도 계약으로 성공시키지 못하면 무보수로 일하는 것과 똑같다"며 논의 배경을 설명했다.
협회의 검토 방안은 고객에게 소정의 임장비를 받은 뒤 실제 계약 이후 임장비만큼 중개보수에서 차감하는 방식이다.
김 회장은 임장비와 관련해 "등기부 등본 확인, 권리관계 설명, 차량을 통한 원거리 이동에도 비용이 발생한다"며 "임장 활동에 따른 별도 대가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 당시 당선 공약으로 '임장 기본 보수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일부 국가에서 집을 보기 전 '매수의향서'를 작성하는 점 등을 근거로 국내에도 유사한 제도 필요성 취지를 설명했다.
공인중개사들은 임장비 도입 취지에 공감했다. 집을 살 의사 없이 시세를 파악하려는 목적으로만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찾는 '임장 크루'가 급증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강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자신을 신혼부부라고 소개하며 임장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반나절 넘게 여기저기 아파트를 둘러보고는 연락이 뚝 끊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부 중개사들은 임장 이동에 필요한 유류비에 상담 시간을 최저 시급으로 계산해 책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주택, 상가를 소개하다 보면 10곳 넘게 돌아다니는 날이 많다"며 "열심히 안내해도 계약은 다른 곳에서 진행하는 사례를 자주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와 실제 변론 계약을 하지 않더라도 상담만 해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느냐"며 "공인중개사도 자신의 노하우와 정보를 전달하는 전문직인 만큼 비용을 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실제 임장비를 받으려면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이른 시일 내 도입되기 어렵다. 현행법상 중개보수나 중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실비 외 보수 지급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공인중개사와 고객이 '현장 방문 1건당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는 별도 약정을 맺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지난 8일 임장비와 관련해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도 내놨다.
국토부는 법 위반 시 자격 정지·등록 취소·업무 정지 등 행정처분과 함께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임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개사의 시간과 비용을 보상할 필요성은 있다"며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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