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SPC 독립 권리주체 아냐"…과거엔 '사업추진 주체' 명시

2007·2011년 공식 문서에 성북역사 '사업추진 주체·시행사' 적시
코레일 "협약 취소로 사업자 지위 상실"…SPC와 해석 엇갈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광운대민자역사 사업권을 둘러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특수목적법인(SPC) 광운대역사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레일이 과거 공식 문서에서 광운대역사를 '사업추진의 주체'(시행사)로 명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현재 코레일은 사업주관자와의 협약이 취소된 만큼 광운대역사를 독립된 권리주체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광운대역사는 과거 코레일 문서를 근거로 사업주관자와의 협약 취소만으로 SPC의 사업권까지 소멸했다고 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 일대에 공공·민간임대주택 7000가구를 공급하는 개발 구상도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성북역사(현 광운대역사)가 코레일에 보낸 업무협조 요청 문서와 이에 대한 코레일의 회신 문서.ⓒ 뉴스1
과거엔 '사업추진 주체' 명시…코레일 "독립된 권리주체 아냐"

3일 업계에 따르면 광운대역사가 사업권이 존속한다고 주장하는 근거 중 하나는 2007년과 2011년 코레일과 주고받은 공식 문서다.

코레일은 2007년 10월 노원구 월계동 주민대표가 낸 성북역(현 광운대역) 민자사업 추진 탄원서에 대한 회신에서 "성북민자역사 건립사업은 사업추진의 주체(시행사)인 성북역사(현 광운대역사)에서 추진하고 있으므로 한국철도공사는 주주로서 사업추진 의사결정 참여에 한계가 있으나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코레일 명의의 해당 문서에는 성북역사㈜가 '사업추진의 주체'(시행사)로 명시돼 있다.

2011년에도 성북역사는 코레일에 회사의 성격과 권리·의무 등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고, 코레일은 "귀사에서 보내온 내용과 상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회신했다.

당시 성북역사는 자신이 △서울시 도시계획 변경을 위한 사전협상의 사업제안 및 협상 주체이며 △성북역 개발사업의 설계·인허가 취득·자금조달·건설·운영 등 제반 업무를 담당하는 사업시행자라는 내용 등을 담아 코레일에 확인을 요청했다.

광운대역사는 이를 근거로 사업주관자와 SPC는 별개의 주체이며, 사업주관자와 체결한 협약이 취소됐다는 이유만으로 SPC의 사업권까지 소멸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코레일 관계자는 "이미 사업주관사 지위확인 가처분, 사업추진협약 효력 확인소송 등에서 승소했다는 것은 협약 취소가 정당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SPC는 사업주관자의 의무를 대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당사자와 대등한 제3의 권리주체로서 독립된 이익을 향유하는 수익자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민자역사 사업을 추진하다가 중단된 노량진역, 안산중앙역과 같은 경우에도 사업주관자의 협약상 의무사항 위반으로 협약이 취소됐다"며 "법원 판결에서도 사업주관자와의 협약이 취소돼 그 효력이 상실되면 출자회사의 사업자 지위 또한 상실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업계에서는 코레일이 비교 사례로 든 노량진역과 광운대역의 계약 조건이 서로 달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량진역의 경우 사업추진협약이 취소되면 SPC도 청산하도록 하는 조항이 협약에 포함된 반면 광운대역 관련 협약에는 이 같은 조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량진역은 이후 회생 절차를 거쳐 기존 SPC가 존속하게 됐고 현재 해당 SPC를 통해 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사업주관자와의 협약 취소가 곧바로 SPC의 사업자 지위 상실로 이어진다는 코레일의 해석을 광운대역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노후화된 광운대역사 개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대법원 판결을 보면 협약 취소에 따라 SPC의 사업자 지위를 불인정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별도의 공모를 통해서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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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역사 "사업권 인정 아닌 신속한 판단 요구"

광운대역사는 기존 사업권을 무조건 인정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제3기관을 통해 권리관계를 신속하게 확정해 달라는 입장이다.

광운대역사 관계자는 "사업을 무조건 재개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업권이 있는지 없는지를 신속하게 확정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운대역사는 감사원 사전컨설팅을 통해 사업권 유무에 대한 판단을 받거나 중재 절차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절차에서 사업권이 없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광운대역사는 약 9만 6000㎡ 부지에 지하 3층~지상 49층, 18개 동을 조성하는 개발안을 마련했다. 전체 연면적은 약 102만㎡이며 이 가운데 아파트 연면적은 약 81만㎡다. 전용 29~59㎡ 규모의 공공·민간임대주택 7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상업시설에는 강북권 21개 대학과 연계한 청년 AI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역무시설은 준공 이후 기부채납한다는 구상도 담겼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