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아서 15억 넘는 집 매입, 올들어 4조 넘었다

주식·채권 7개월새 8조 처분…작년 연간 규모 5.8조 넘어
서울 주택에만 5.2조 유입…강남 8343억·송파 7153억원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자료사진)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주택을 사기 위해 주식·채권을 처분해 마련한 자금이 올해 들어 7개월 만에 8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규모를 이미 웃돈 가운데 절반 이상은 15억 원 이상 고가주택 매입에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전체 자금의 64%가 서울 주택 매입에 집중됐다.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7월 주택 구입에 사용된 주식·채권 매각대금은 8조 33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주택 매입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였다.

주식과 채권을 처분해 주택 구입자금을 마련하는 규모는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증가했다.

2022년 1조 1199억 원이었던 해당 자금은 2023년 1조 6753억 원, 2024년 3조 1849억 원, 지난해 5조 8205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7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규모를 2조 원 이상 넘어섰다.

특히 고가주택 매입에 주식·채권 처분자금이 집중됐다. 올해 1~7월 15억 원 이상 주택을 사는 데 활용된 주식·채권 매각대금은 4조 2488억 원으로 전체 처분자금의 52.9%를 차지했다.

고가주택 매입자금에서 주식·채권 처분자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15억 원 이상 주택의 경우 2021~2025년 전체 매입자금 가운데 주식·채권 매각대금 비율이 4~5%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1~7월에는 12.2%로 뛰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주택을 사는 데 활용된 자금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서울에 투입된 주식·채권 매각대금은 5조 1728억 원으로 전체의 64.4%에 달했다. 경기도도 2조 2135억 원으로 27.5%를 차지해 서울과 경기 두 지역에 전체 자금의 91.9%가 집중됐다.

서울에서도 고가주택이 몰린 지역으로 자금이 쏠렸다. 강남구에서 주택 구입에 활용된 주식·채권 매각대금은 8343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 7153억 원, 서초구 7016억 원이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는 30대의 활용 규모가 가장 컸다. 30대가 주택을 구입하면서 처분한 주식·채권 자금은 2조 6660억 원으로 집계됐다. 40대도 2조4049억 원을 기록했고 50대가 1조7308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60대 이상은 1조 859억 원, 20대는 1456억 원이었다.

다만 전체 주택 매입자금 가운데 주식·채권 처분자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양상이 달라진다. 50대가 7.7%로 가장 높았고 40대 6.3%, 60대 이상 5.8%, 30대 5.6%, 20대 5.1% 순이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에 자금이 집중됐다. 올해 1~7월 주택 구입에 사용된 주식·채권 매각대금 가운데 7조 1564억 원이 아파트 매입에 들어갔다. 전체의 89.1%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세대주택에는 4153억 원, 단독·다가구주택에는 3258억 원, 연립주택에는 1360억 원이 각각 사용됐다.

전체 주택 매입자금에서 주식·채권 매각대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높아졌다. 2022년에는 1.4%에 불과했지만 2023년 2.2%, 2024년 2.6%, 지난해 3.1%로 상승했다. 올해 1~7월에는 6.2%까지 높아져 2022년과 비교해 4배를 넘어섰다.

김종양 의원은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에 묶인 돈을 자본시장으로 돌리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통계가 확인해 준 것은 증시에서 불어난 돈이 부동산으로, 그것도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로 몰렸다"고 지적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