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소규모 정비사업 인허가권 구청장에"…서울시 반발 불가피
"각종 인센티브 최대한 부여"…'재건축 권한 이양' 힘 싣기
서울시, 난개발 반발…정부·지자체 엇박자 우려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내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을 구청장에게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비사업 속도를 높여 서울·수도권 주택 공급을 조기에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권한 이양이 오히려 사업 지연과 난개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서울시와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X)를 통해 "서울의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2022년부터 3년 이상 급감했다"며 "구청장에게 500가 이하 규모 인허가권 부여 등 조기 인허가와 착공에 각종 인센티브를 최대한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청장 정비사업 권한 확대는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공약이다. 당시 정 후보는 중소형 정비사업 지정 권한을 자치구에 넘기고 각 정비구역에 전담 공무원을 배치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오세훈 서울시장 주장과 배치된다. 서울시는 500가구 이하 정비사업 권한을 자치구에 넘기면 자치구별 기준과 행정 역량 차이로 혼선만 커질 수 있다고 반박해 왔다. 도로·공원·학교 등 기반 시설을 광역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오 시장은 지난 27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통일된 기준이 25개 자치구에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옆 자치구에서는 되는데 우리 자치구에서는 왜 안 되느냐는 갈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 9개 중 7개는 구청장에게 있다. 서울시는 '구역 지정을 위한 심의'와 '사업 시행을 위한 통합심의' 2가지만 심사한다. 전체 정비사업 약 12년 중 서울시의 2가지 심의 소요 기간은 4개월로 전체 2.7%에 그친다.
오 시장은 "현실과 맞지 않는 주장으로 권한 일부를 구청장에게 넘기겠다고 하니 답답하다"며 "3~5년이 지나면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뒤늦게 실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 의지는 오 시장의 반대 의견에도 확고하다. 주택 공급 확대를 내수 부진과 양극화한 K자형 성장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수도권의 주택 조기 대량 공급은 양수겸장 정책으로 반드시 시행한다"며 "국토교통부의 주택 공급 담당 인력을 늘리고 가용 택지를 최대한 추가로 발굴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국토부도 소규모 정비사업 인허가 이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6일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구청장들이 요구한 것이 있다"며 "국토부가 국회에서 논의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정책에 힘을 실은 만큼 서울시와 공급 정책 이견은 두드려질 수 있다. 권한 이양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서울시 간 공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기존 제도와 관행을 바꾸는 개혁은 기존 시스템에 따른 기득권을 잃는 사람들의 불안, 고통, 저항 때문에 혁명보다 어렵다"며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으로 국민과 국가에 필요한 개혁을 조용히 신속하게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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