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80%라지만 보증금 최대 14억…강남 미리내집 '높은 문턱'
디에이치 방배 133가구·오티에르 반포 21가구 공급
'분할납부'에도 상당한 현금…청담 르엘 약 8억 필요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서울시가 신혼부부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을 시세 대비 80% 수준으로 공급하고 보증금 분할 납부제까지 도입했지만 강남권 최고급 신축 단지의 진입 문턱은 여전히 높다. '디에이치 방배'의 보증금이 최대 14억 원에 달해 입주 시점에만 9억 원대 후반 이상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 초년생 부부가 감당하기엔 사실상 어려운 수준이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다음 달 7일부터 9일까지 제8차 아파트형 미리내집 입주자 모집 신청을 받는다. 공급 물량은 총 58개 단지·496가구다.
그중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물량은 21개 단지·356가구다. 전체 물량 중 72%다. 신규 물량 236가구(4개 단지)와 재공급 물량 120가구(17개 단지)를 합친 수치다.
강남권에서 전세 보증금이 가장 비싼 곳은 서초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약 13억 9000만 원)이었다. 다음은 △반포 자이 전용 84㎡(약 12억 6000만 원) △청담 자이 전용 59㎡(약 11억 9000만 원) △청담 르엘 전용 59㎡·래미안 대치 팰리스 전용 59㎡(각 약 11억 7000만 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번 미리내집 물량은 9월 입주하는 '디에이치 방배'를 포함한다. 전용 59㎡ 133가구가 보증금 약 8억 5000만 원에 나왔다. 7월 입주한 '오티에르 반포'에서는 총 21가구가 6억 6700만(전용 44㎡)~9억 9800만 원(전용 59㎡)에 공급된다.
서울시가 올해 4월부터 적용하는 '분할 납부제'를 활용해도 현금 부담은 상당하다. 분할 납부제는 입주할 때 보증금 70%만 먼저 내는 제도다. 나머지 30%는 연 2.73%의 이자를 부담하면서 거주기간 동안 납부를 미룰 수 있다.
보증금 70%를 당장 마련해야 하는 만큼 강남권 신축에 입주하려면 수억 원대의 자기자금이 필요하다.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 당첨자는 약 9억 7200만 원을, 청담 르엘 전용 59㎡ 당첨자는 약 8억 2000만 원을 내야 한다. 오티에르 반포 전용 59㎡ 입주자의 초기 부담금은 약 7억 원 수준이다.
강남권 미리내집 물량 가운데 정책대출이 가능한 전세금 4억 원 이하(수도권 기준) 물량은 0건이었다. 강남권 미리내집 중 보증금이 가장 낮은 곳은 서초 포레스타 7단지 전용 49㎡(4억 4800만 원)다.
서울 전월세난으로 강남권 신축 아파트의 전셋값이 오르면서 미리내집 보증금 역시 금액이 높아지는 구조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8월 기준 강남 11개 구 아파트 전세 평균값은 8억 1877만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신축에 입주하려면 수억 원대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며 "진입 장벽은 시세 대비 저렴하다는 점과 분할 납부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권 미리내집의 보증금이 높다보니 청년층 진입이 어렵다는 의견도 인지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주거 수요가 있는 강남 지역에서 임대주택 공급을 배제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수요가 있는 곳에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원칙에 물량을 시세 대비 낮게 공급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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