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착공도 최대 10년…오세훈, 탄천 1만가구 '대체부지' 맞불

탄천 39만㎡로 어린이정원보다 넓어…이전 후 1만가구 이상 구상
오세훈, 26일 김윤덕 장관과 재회동…추가 협의 예정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용산공원 주택 공급 구상에 맞서 탄천물재생센터를 대체부지로 제안했다. 물재생센터를 이전한 뒤 1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탄천물재생센터는 시설 이전부터 주택 건설까지 약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오 시장은 용산공원 역시 미군기지 반환과 오염토 정화, 도시계획·인허가 등을 거쳐 착공하려면 7~8년, 길게는 10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단기간 공급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인 만큼 대체부지를 활용해 공급을 늘리면서 용산공원은 보존하자는 맞불 카드인 셈이다.

입지·기간·규모 비교해보니…탄천물재생센터 수면위로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전날 공개한 '일타시장-용산공원 편' 영상에서 "물재생센터와 같은 시설을 옮기게 되면 그 자리에 1만 가구 이상을 지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대체 공급지로 검토하는 대표적인 부지는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다. 대지면적은 약 39만 3000㎡로 정부가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는 용산공원 내 용산어린이정원(30만㎡)보다 넓다.

탄천물재생센터는 지하철 3호선 대청역과 수서역, 수서IC와 가깝고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생활 기반시설과도 인접해 있다. 서울시는 부지 규모와 입지 등을 고려하면 1만 가구 안팎의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관건은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오 시장은 물재생센터 이전과 주택 건설에 약 10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시설을 옮기는 데 4~5년, 이전을 마친 부지에 주택을 건설하는 데 다시 약 5년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다만 서울시는 용산공원 역시 단기간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부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미군기지 반환을 기다린 뒤 오염토 정화와 구역 지정, 도시계획 수립, 인허가 등을 거쳐 착공하려면 7~8년, 길게는 10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문가 전망을 제시했다.

탄천물재생센터는 공급까지 약 10년이 걸리는 반면 용산공원은 착공에만 최대 10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오 시장의 주장이다. 대체부지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지적에 대해 용산공원 역시 신속한 공급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맞받은 셈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어린이공원을 방문해 용산공원 주택 공급 방안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서울시장 '일타시장-용산공원 편' 중)
공급 확대하면서 용산은 보존…서울시 '맞불 공급안'

서울시가 탄천물재생센터를 대체부지로 제시한 것은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기조에는 보조를 맞추면서 용산공원 개발에는 선을 긋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과 청년 주거 등을 위해 용산어린이정원과 용산공원 인근 훼손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용산공원을 미래 세대를 위해 보존해야 할 자산이라는 입장이다. 일부라도 주택 건설을 허용하면 향후 공원의 다른 구역까지 개발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용산공원 대신 탄천물재생센터 등 기존 도시기반시설을 이전해 주택 부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정부의 공급 확대 기조에는 협조하면서 용산공원의 녹지를 보존하겠다는 것이다.

탄천물재생센터를 실제 주택 공급 부지로 활용하려면 시설 이전부터 선행돼야 한다. 서울시가 이전에만 4~5년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 만큼 단기간에 공급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역시 미군기지 반환과 토양 정화, 도시계획 수립 등의 절차가 필요한 만큼 신속한 공급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어느 부지를 활용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용산공원을 개발하기보다 대체부지를 확보하는 게 낫다는 논리다.

오 시장은 26일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만나 주택 공급 방안을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의 용산공원 공급 구상과 서울시의 대체부지 공급안을 놓고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 시장은 "시설 이전과 주택 건설에 다소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녹지인 용산공원을 훼손하지 않을 수 있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제안을 밝힐 생각"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