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빼달란 전화 없어"…'비거주 1주택' 손질에도 강남 관망
강남3구 매물 20일 새 12~13%↑…당장 회수 움직임 없어
세부안 확정 전 불확실성 지속…"일부 급매는 줄어들 수도"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지 20일 만에 관련 방안을 손질하기로 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세제 수정이 강남권 매물의 대규모 회수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예상한다. 세 부담을 의식해 가격을 낮춘 일부 급매물은 줄어들 수 있다. 초고가주택에 대한 보유세 강화 기조가 유지되는 데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도 요인도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고위 당정협의회는 전날 8월 3일 세제개편안에 담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 방안을 수정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실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리는 대신 비거주 1주택자는 9억 원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았다.
비거주자에 대한 세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당정은 관련 내용을 손질하기로 했다. 전근 등 불가피한 사유로 거주하지 못한 경우 실거주로 인정하는 범위를 확대하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예외도 넓히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얼마로 조정할지 등 구체적인 수정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다음 주 수정안을 확정해 9월 1일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3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3구에서는 아파트 매물이 두 자릿수 증가했다. 강남구 매물은 지난 3일 9453건에서 23일 1만717건으로 13.4% 늘었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7630건에서 8600건으로 12.7%, 송파구는 5099건에서 5748건으로 12.7% 각각 증가했다.
매물이 늘어난 반면 거래는 제한적으로 이뤄지면서 가격도 일부 조정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값은 최근 2주 연속 하락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수정 방침이 알려진 이후에도 강남권에서 즉각적인 매물 회수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압구정·반포·잠실 일대 중개업소에는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다시 올리겠다는 집주인의 문의가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압구정동 A 공인 대표는 "매물을 빼달라는 전화는 아직 없다"며 "세금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숫자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반포동 B 공인 대표도 "국회를 통과해야 끝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다"며 "일단 지켜보겠다는 집주인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매물이 한꺼번에 잠기기보다는 세 부담을 의식해 가격을 낮춘 일부 급매물이 줄어드는 정도의 영향을 예상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 완화는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금 나온 매물은 급매 성격이 강한데 그 흐름은 가라앉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종부세가 크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어서 재건축 단지는 사정이 다르다"며 "조합설립인가 이후에는 매도가 어려워지는 만큼 그 전에 정리하려는 매물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지 20일 만에 수정에 나서면서 시장의 관망세가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정 폭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매도 여부를 저울질하던 집주인들은 구체적인 정부안과 국회 논의 결과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 기본공제와 실거주 인정 범위에 따라 강남권 매물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구체적인 종부세 완화 내용이 나오지 않아 매물이 급격하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초고가 주택까지 완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결국 미세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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