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호가 10억 내렸다…세제개편에 강남 집주인 움직였다
장특공제 축소에 양도세 부담 우려…고령·장기보유자 매물 출회
서울 아파트 매물 이달 7.2% 증가…강남·서초 2주째 하락
- 김종윤 기자,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김종훈 기자 =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강남권 고가 주택의 매도 호가가 수억 원씩 낮아지고 있다. 압구정신현대 전용 183㎡는 호가가 10억 원가량 내려갔고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달 들어 7.2% 늘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에 따른 양도소득세 부담을 우려한 고령·장기보유자들이 제도 시행 전 매도를 서두르면서다.
21일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신현대 전용 183㎡의 최근 매도 호가는 110억 원 안팎이다. 세제개편안 발표 전후 제시되던 호가와 비교하면 약 10억 원 낮아진 수준이다.
초고가 주택이 몰린 강남권에서는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일부 집주인이 매도 희망가격을 낮추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을 수십 년간 보유한 고령자의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축소되면 양도세 부담이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압구정현대의 다른 면적에서도 기존보다 호가를 10% 안팎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압구정동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세제개편안이 시행되면 양도세를 10억 원 더 내야 할 수 있다"며 "일부 집주인은 시행 전에 파는 게 낫다고 판단해 가격을 낮춰 매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매물은 강남권뿐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달 2일 6만 1271개에서 6만 5669개로 4398개(7.2%) 증가했다.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택을 처분하려는 다주택자 등의 매물이 일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권 아파트값도 조정을 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7일 기준) 서초구 아파트값은 0.09%, 강남구는 0.05% 각각 하락했다. 두 지역 모두 2주 연속 내렸으며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하락세다.
반포 인근 공인중개사는 "현재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하면 3억~5억 원가량인 양도세가 제도 변경 이후 12억 원 안팎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20~30년 전 주택을 3억~10억 원에 취득한 집주인들이 주로 매도를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호가 하향 조정이 실제 거래가격의 급락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압구정신현대 전용 183㎡의 지난달 실거래가는 112억 5000만 원이다. 현재 110억 원 안팎의 호가와 비교하면 2억 5000만 원 차이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도 "최고 호가가 130억~140억 원이었던 시기와 비교하면 30억~40억 원 떨어졌다고 표현할 수 있다"면서도 "당시에도 그 호가로 실거래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당분간 집주인과 매수자 간 눈치싸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집주인들은 세제개편안의 국회 처리와 시행 여부를 지켜보는 반면 매수자들은 추가로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올 가능성을 기대하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압구정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세제개편안의 시행 여부와 입법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집주인도 적지 않다"며 "매수자는 향후 가격을 더 낮춘 매물을 기대하고 계약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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