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은 평행선인데…김윤덕·오세훈 '주택공급 빅딜' 나올까
서울시·권영세 '본체 밖 공급' 대안…캠프킴 등 가용부지 제시
국제업무지구·정비사업까지 협상판 확대…다음 주 재회동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용산공원 주택 공급에서 평행선을 달린 정부와 서울시가 다음 주 재회동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공급 확대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 다른 공급 현안까지 아우르는 절충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양측 모두 용산공원 본체에 대해선 물러서지 않고 있지만 서울시는 공원 밖 가용부지를 활용한 공급에는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용산국제업무지구 공급 규모와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조정 가능한 현안도 남아 있다. 용산공원이라는 단일 사업을 넘어 서울 전체 공급 물량을 놓고 절충점을 찾을 수 있느냐가 다음 협상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서울시청 인근에서 만나 서울 주택 공급 현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용산공원을 비롯한 주요 현안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다음 주 다시 만나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가장 큰 이견을 보인 것은 용산공원 본체의 주택 공급이다. 김 장관은 군인아파트, 장교 숙소, 옛 방위사업청 등 이미 건축물이 들어선 일부 부지를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원 보존 원칙을 유지하면서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을 공급하자는 취지다.
김 장관은 "전체를 다 밀고 집을 짓는 것은 아니고 훼손된 곳을 정화한 뒤 제한적으로 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이라며 "특정 지역을 놓고 집을 짓는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마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건축물이 들어서 있더라도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상 미래 공원으로 조성해야 할 본체 부지라는 이유에서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특별법은 본체 부지 전체를 공원화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원래 녹지인 면적만 공원화하기로 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본체 부지 안에 있지만 현재 건축물이 들어선 곳을 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며 "그 점을 국토부 장관에게 강한 어조로 바로잡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본체 밖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인근의 가용부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할 경우 기반 시설 구축 등에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인근 부지에 대해서는 융통성 있게 논의하자고 역제안했다"며 "교통 대책을 비롯한 도시기반시설 문제를 검토하고 도울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용산공원정비구역 내 약 18만㎡ 규모의 주변산재부지에는 캠프킴과 유엔사, 수송부 등이 포함된다. 국가공원으로 조성되는 본체와 달리 복합개발을 위해 별도로 구분된 부지다. 캠프킴의 경우 문재인 정부가 2020년 8·4 대책에서 3100가구 공급을 추진한 전례도 있다.
다만 주변산재부지 전체를 새로운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엔사 부지처럼 이미 민간에 매각돼 개발이 진행 중인 곳도 있어 실제 추가 공급 여력은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도 본체 개발에 앞서 주변의 가용부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국군재정관리단과 외교부 주차장, 후암동 한국은행 직원 숙소 등을 청년주택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체 공급부지로 제시했다.
정부가 본체 내 일부 부지까지 공급에 활용해야 한다고 보는 것과 달리 서울시와 지역 정치권에서는 본체를 보존하면서 주변 가용부지에서 공급 물량을 찾자는 대안이 제시되고 있는 셈이다.
다음 주 회동에서는 용산공원뿐 아니라 서울 주택 공급을 둘러싼 다른 현안도 다시 논의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안이 용산국제업무지구다. 정부와 서울시는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규모를 놓고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1만 가구 수준까지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서울시는 8000가구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용산공원과 달리 공급 자체에 대한 이견이 아니라 얼마나 더 공급할 것인가를 놓고 벌어진 차이라는 점에서 조정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도 변수다. 서울시는 서울 도심의 공급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서는 대규모 공공부지를 새롭게 주택용지로 전환하는 것뿐 아니라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해 민간 공급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역시 서울 도심에서 충분한 공급 물량을 확보하려면 서울시의 협조가 필요하다. 공공부지뿐 아니라 정비사업을 통한 민간 공급이 함께 늘어나야 공급 효과를 높일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다음 주 회동에서는 용산공원 본체뿐 아니라 주변 가용부지와 용산국제업무지구, 정비사업 등 여러 공급 수단을 놓고 양측이 어느 수준까지 입장 차를 좁힐지가 관심사다. 용산공원에서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사업의 공급 확대와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이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여러 현안을 서로 연계한 이른바 '패키지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음 회동에서도 각각의 사안을 개별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김 장관은 용산공원 공급과 관련해 "토론회든 공론화위원회든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대상 부지도 자연스럽게 책상 위로 올라올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도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결렬이 아니라 다음 주에도 계속 논의할 것"이라며 "소통 창구는 열려 있고 어느 선에서 서로 절충안을 만들 수 있을지는 계속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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