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9조 투자에 새만금 판 바꾼다…공공이 직접 매립

2035년까지 169.6㎢ 매립… 1산단 7공구 AI 데이터센터 내년 3월 착공
AI·로봇·수소 생태계 조성…”글로벌 기업 지속 투자 기반 마련“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전북 군산시 새만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만금 로봇·수소·AI 시티 투자협약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2026.2.27 ⓒ 뉴스1 이재명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새만금 개발의 무게추가 민간 투자 유치에서 공공 주도 매립과 기업 맞춤형 기반 조성으로 옮겨간다. 현대차그룹의 약 9조원 투자를 계기로 산업용지를 대폭 늘리고 재생에너지·교통망을 묶어 첨단산업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대규모 매립과 기반시설 건설에 필요한 재원·일정의 실현 가능성, 환경·수질 관리, 지역사회와의 이익 공유가 계획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민간 유치 한계 넘어 공공 매립으로

20일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정부는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안을 통해 2035년까지 공공 주도로 169.6㎢를 매립하고 산업용지 37.5㎢를 공급할 계획이다. 기업 수요에 따라 복합개발할 수 있는 전략적 유보지도 설정한다.

기존 민간 투자유치 중심 방식으로는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새만금개발공사 등 공공기관이 매립을 주도하도록 방향을 틀었다. 수심이 깊어 매립비가 많이 들거나 공항 소음 영향으로 활용 제약이 큰 구역은 매립 대신 에너지용지로 전환한다. 단기간 안에 공급이 필요한 부지를 우선 개발하고, 입주기업의 재생에너지 수요를 에너지용지에서 충당하는 전략이다.

새만금청 관계자는 "기업 수요에 맞춰 필요한 땅과 인프라를 적기에 제공하는 데 계획 변경의 초점을 맞췄다"며 "산업 경쟁력을 갖춘 공간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간선축인 남북 2축 도로는 사전타당성조사를 거쳐 2029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공항은 2030년, 신항 인입철도는 2033년, 신항은 2040년 완공이 목표다.

용지체계도안(변경안)(새만금개발청 제공).ⓒ 뉴스1
현대차 9조원 투자, 새만금 실행력 첫 시험대

현대차(005380)그룹의 투자는 변경안의 실행력을 가늠할 첫 시험대다. 현대차그룹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로봇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태양광발전, AI 수소시티 등에 약 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9월 AI 데이터센터 건축심의를 신청하고, 내년 3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태양광 발전 및 수소 생산시설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새만금청은 1산단 7공구에 데이터센터가 입주하도록 개발실시계획을 바꾸고, 7공구 물류·지원시설용지는 산업시설용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9공구 산업·연구시설용지 일부는 주거시설용지로 조정해 근로자 정주 여건을 마련할 방침이다. 농업용지 5공구는 에너지용지로 바꿔 육상태양광 부지로 제공한다.

재생에너지 공급안(새만금개발청 제공).ⓒ 뉴스1
피지컬 AI 실증도 추진…세제·규제 지원 확대

새만금청은 국토교통부·현대차그룹과 함께 수변도시를 피지컬 AI 시범도시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로봇·자율주행·수소차 등을 실증하는 구상이다. 단순한 부지 공급을 넘어 생산시설과 에너지, 주거, 실증을 묶어 기업 유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투자진흥지구와 종합보세구역을 통한 세제·관세 지원도 확대한다. 메가특구와 RE100 산업단지 지정은 관계기관 협의와 입법 논의가 필요한 과제로 남았다.

광역철도 노선 예시안(새만금개발청 제공).ⓒ 뉴스1
지역 상생·환경 검증, 개발 성패 가를 변수

산업 거점은 로봇·AI, 첨단기계, 수소, 재생에너지 전후방 산업으로 나눠 주변 도시와 연계한다. 광역철도와 광역간선급행버스(BRT) 노선 확충도 검토한다. 새만금 내 주거·교육·의료 수요를 인근 도시의 기존 인프라와 연계해 전북권 균형 성장으로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

환경 대책도 병행한다. 생태적 보전 가치가 높은 구역은 환경생태용지로 조정하고, 배수갑문 증설과 조력발전시설 설치를 추진해 수질을 개선하고, 홍수를 예방한다. 이 사업은 2027년 4월까지 기본구상 용역을 진행한다.

새만금청은 24일 주민설명회를 시작으로 관계기관·시민사회 의견을 수렴하고 10월 공청회와 새만금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본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문성요 새만금개발청장은 "기본계획 변경안에 대한 지역 의견을 충분히 듣고 매립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겠다"며 "현대차그룹 지원을 신속히 추진하고 글로벌 기업이 지속해서 투자할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