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적자 전환에도 '공급 속도' 방점…경평 앞두고 드라이브
지난해 순손실 918억·영업손실 6413억…직접 시행에 재무 부담
"신속한 주택공급이 경평 성적 핵심"…정부 공급 확대에 발맞춰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기업 경영평가를 앞두고 주택 공급 속도에 무게를 두는 경영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사업 확대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정부가 주택 공급 성과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는 만큼 공급 속도를 경영 전반의 핵심 기준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H는 각 부서에 최근 공기업 경영평가에 대비해 주택 공급 속도 제고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경영관리 전반을 운영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경영전략과 조직 운영은 물론 사업 관리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택 공급을 얼마나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지를 핵심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공기업 경영평가는 기관의 경영실적을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고, 결과에 따라 기관장과 임직원에게 성과급이 지급된다. 공공기관으로서는 경영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다.
LH가 공급 속도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와 신속한 착공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주택 공급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취지의 주문을 반복해왔다.
다만 LH 입장에서는 공급 확대와 재무 건전성 사이의 균형이 과제로 남는다.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재무성과 역시 주요 평가 항목으로 다뤄지기 때문이다. LH가 그동안 낮은 경영평가를 받아온 배경에도 부채와 손익 등 재무 건전성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이후 LH는 토지 매각을 통한 자금 회수보다 공공택지를 직접 시행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면서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토지를 매각할 경우 비교적 빠르게 사업비를 회수할 수 있지만, 직접 시행은 주택이 실제 공급되고 대금이 들어오기까지 자금이 묶이는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고 사업 속도를 끌어올릴수록 LH의 선투자와 자금 조달 부담도 커지는 구조다.
실제 LH는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통합 출범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91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3404억 원 흑자에서 지난해 6413억 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이 같은 재무 상황에서도 LH가 공급 속도에 방점을 찍은 것은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기조에 맞춰 기관의 정책 수행 역할과 공급 성과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기준이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맞춰 재조정될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기존처럼 재무성과에만 무게를 둘 경우 주택 공급 등 정책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워서다. 향후 국정과제 이행과 핵심 정책사업의 추진 성과가 평가에 더 많이 반영되면 LH로서는 재무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공급 속도를 높일 유인이 커질 수 있다.
LH 관계자는 "2022년 이후 주택공급 부진으로 인한 공급 절벽 상황 극복을 위해 공급 물량 확보와 속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따라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신속한 주택공급 확대가 곧 경영평가 성적 제고의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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