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억 집, 1.6억만 있으면 된다?…청년 '지분적립형' 뜯어보니

집값 25%만 먼저 취득…초기 자기자금 2.2억 줄어
나머지 지분 20~30년간 매입…공동소유·전매 제한 등 제약

국토교통부는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상대적으로 자산 축적이 어려운 20·30대의 주택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공분양 중 약 15%를 지분적립형과 수익공유형으로 공급한다. 지분적립형은 초기에 일부 지분만 분양한 뒤 20~30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정부가 20·30대 청년층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낮추기 위해 '지분적립형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 집값의 일부만 먼저 내고 입주한 뒤 장기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목돈이 부족한 청년의 초기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초기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는 분명하지만 모든 지분을 확보하기까지 20~30년이 걸리고 그동안 공공과 공동소유 관계가 이어진다. 추가 지분 취득 부담과 전매 제한 등 일반 분양과 다른 제약도 있어 제도가 청년층의 자산 형성 수단으로 안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값 25%만 먼저 낸다…6.3억 주택이면 1.6억부터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공공분양 물량의 약 15%를 지분적립형 또는 수익공유형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올해 4분기 분양 예정 물량부터 일부 단지에 일반분양과 혼합해 적용할 예정이다.

지분적립형은 입주 때 집값의 일부에 해당하는 지분만 먼저 취득하고 이후 나머지를 나눠 사는 방식이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제시한 예시로는 최초 25%를 취득한 뒤 5년마다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다.

6억 3000만 원짜리 주택을 사례로 보면 차이가 분명하다. 일반 분양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를 최대한 적용해도 약 3억 7800만 원의 자기자금이 필요하다.

반면 최초 지분을 25%만 취득하는 지분적립형이라면 처음 필요한 지분 매입금은 1억 5750만 원이다. 단순 비교하면 초기 목돈 부담이 2억 2000만 원 이상 줄어든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춰 청년층의 주택 매수 접근성을 높인다는 의도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초기 문턱 낮췄지만…20~30년 공동소유는 제약

초기 부담을 낮춘 대신 장기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계속 사들여야 한다. 모든 지분을 확보하기 전까지 공공주택사업자와 공동소유 관계도 유지된다.

6억 3000만 원 주택을 기준으로 최초 25%를 취득했다면 나머지 75%인 4억 7250만 원 상당의 지분을 향후 추가로 사들여야 한다. 추가 지분 취득가격에는 취득 시점 등에 따라 가산되는 금액도 붙는다.

지분을 추가로 취득할 때마다 등기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도 일반 분양과 다른 부분이다. 장기간에 걸쳐 지분을 나눠 취득하는 만큼 소유 구조와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분양 주택과 달리 구조가 너무 어려운 것도 큰 진입장벽"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와 공동소유 관계가 이어지는 만큼 일반 분양 대비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30년에 걸쳐 지분을 모두 확보하기 전까지는 자산 형성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단순히 초기 부담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분적립형 주택은 아직 시장에서 검증이 더 필요한 사안"이라며 "전면적인 확대보다는 점진적인 도입과 개선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