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의견 5474건 쇄도…"갑자기 전근 가면?" 비거주 예외 요구

실거주 예외 '1년 이상 거주·최장 3년' 요건에 보완 목소리
비거주, 양도세·종부세 '이중 부담'…정부 "의견 수렴 후 보완"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6.8.4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살다 보면 별일이 다 있는데, 어떻게 투기라고 단정합니까."

"해외 파견으로 거주의무를 채우지 못했더라도 거주 기간을 인정해 주는 구제를 부탁드립니다."

정부가 실거주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내놓은 뒤 예외 요건을 보완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부득이한 사유로 거처를 옮긴 경우 비거주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는 요건을 완화해 달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안은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해당 주택에 1년 이상 거주해야 예외를 인정하는 만큼 갑작스러운 전근이나 해외 파견 등 현실적인 사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세제개편안을 보완할 방침이어서 이 같은 요구가 최종안에 반영될지 주목된다.

입법예고 8일만 의견 5474건…거주 인정 요건 완화 요구

13일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종부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에는 전날 오후 5시까지 5474개의 의견이 게시됐다.

의견 중 상당수는 개편안에 담긴 '비거주한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는 사유와 기간'을 완화해 달라는 내용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운다는 학부모 김 모 씨는 "자폐 교육에 좋다고 알려진 학교에 배정돼 원래 살던 집을 전세 주고 학교 근처에 전세를 얻었다"며 "인정 요건에 특수학교 전학을 추가해 달라"고 적었다.

시민 이 모 씨는 "해외 파견으로 1년 거주 의무를 채우지 못했더라도 보유 기간을 인정해 주는 구제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거주 인정 기간을 3년보다 늘려 달라는 제안도 나왔다. 한 시민은 "법안은 상한을 3년으로 정하고 있지만 국가의 인사 명령으로 재외공관 등 해외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은 3년을 넘길 수 있다"며 "공무 수행을 하며 부당하게 과도한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업소에 게시된 매물 정보. 2026.8.12 ⓒ 뉴스1 이종수 기자
거주 인정 안 되면 세 부담 증가…양도세·종부세 동시 영

이 같은 요구가 이어지는 것은 정부가 보유만 하고 실제 거주하지 않은 주택의 세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재정경제부가 내놓은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커진다. 보유 주택에 실제 거주하지 않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9억 원이 적용된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보유 기간에 따라 연 4%, 최대 40%(10년)를 공제받을 수 있지만 2029년부터는 실거주자에 한해 연 8%, 최대 80%(10년)의 공제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다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거주하지 못한 경우에는 일정 기간을 거주한 것으로 인정한다. 1년 이상 계속 거주한 주택에서 부득이한 사유로 다른 시·군으로 이전할 경우 비거주 기간을 최장 3년까지 거주 기간으로 인정한다.

인정 사유는 △취학(고등학교·대학교) △직장 변경·전근 등 근무상 형편 △국외 거주가 필요한 취학 또는 근무상 형편에 따른 출국 △60세 이상 직계존속 동거 봉양을 위한 합가(合家) 등이다.

"1년 못 살면 투기냐"…정부, 의견 수렴 후 보완

일부 시민들은 개인마다 사정이 다른 상황에서 예외 사유와 요건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시민 박 모 씨는 "주택을 구입하고 급하게 전근을 가게 되면 거주 기간을 인정받지 못한다"며 "이전하기 전에 1년 이상 거주하지 않았으면 투기라는 판단은 너무 자의적"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20일까지 입법예고를 진행한 뒤 접수된 의견을 검토해 법안을 보완할 방침이다. 입법예고는 법령을 제정·개정하는 과정에서 내용을 국민에게 미리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일 국무회의에서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에 국민들의 충분한 의견을 듣고 수정해 국회에 제출하는 등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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