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후 강남3구 토허 신청 38% 급감…매물은 7% 늘었다

토지거래허가 신청 일평균 18.7건→11.5건…매수 관망세
고가주택 세 부담 확대 우려…집주인은 매물 내놓고 '눈치보기'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40% 가까이 급감했다. 반면 아파트 매물은 7% 넘게 늘었다. 세 부담 증가를 우려한 집주인들이 매도 가능성을 열어두는 가운데 매수자들은 향후 가격 흐름을 지켜보며 관망하는 모습이다.

12일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인 이달 4일부터 11일까지 강남3구에 접수된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총 92건이다.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11.5건이다.

지난달 강남3구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총 579건으로 하루 평균 18.7건이었다. 이달 들어 하루 평균 신청 건수가 지난달보다 38.5% 감소한 것이다.

토지거래허가 신청 감소는 지난 3일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나타났다. 개편안은 실거주 여부에 따른 세 부담 차이를 확대하고 고가주택과 비거주 주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보유기간보다 거주기간을 중시하고 공제액에 상한을 두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강남3구는 고가주택이 밀집해 있어 보유세와 양도세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하다. 정부 예시안에 따르면 공시가격 35억 원(시가 약 50억 원) 주택에 10년간 거주한 60세 1주택자의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는 현행 1354만 8000원에서 2028년 이후 1879만 4000원으로 늘어난다.

매수자들은 세 부담 증가에 따른 매물 출회와 가격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약을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줄었지만 시장에 나온 매물은 오히려 증가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강남3구 아파트 매매 매물은 세제개편안 발표 당일인 지난 3일 2만 2182개에서 12일 2만 3771개로 1589개(7.2%) 증가했다. 세 부담 변화를 지켜보면서 일단 매도 가능성을 열어두는 집주인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장에서는 집주인들이 당장 가격을 낮춰 처분에 나서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전했다. 매수자 반응과 세제개편안의 최종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집주인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세금 증가를 묻는 전화가 이전보다 확실히 많아졌다"며 "집주인은 일단 매물을 내놓고 시장 반응을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제개편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고가 1주택자 중 매도, 보유, 증여 등 선택을 두고 비용과 실익을 따질 수밖에 없다"며 "강남 핵심지역에서 의사결정을 고민하는 보유자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