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대책 빠졌다"…서울시 토론회서 쏟아진 세제개편 우려(종합)

전문가·중개"실거주 중심 과세, 임대주택 공급 줄여 시장 불안"
오세훈 "정비사업 인식 근본적 문제…용산어린이정원 공급 반대"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서울시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2026.8.6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김종윤 오현주 기자 =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 발표 사흘 만에 열린 서울시 부동산 토론회에서 "초고가 주택 규제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전월세 대책은 빠졌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참석자들은 실거주 중심 과세가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켜 전월세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정부의 정비사업 인식과 공급 정책 방향에 문제를 제기하며 용산어린이정원 일대 주택공급 추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세훈 "시장 혼란만 키워…노년층 원치 않는 매도 내몰릴 수도"

오 시장은 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세제개편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대책을 보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보다는 더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더 많다"며 "집값은 잡지도 못하면서 전월세만 올려놓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지난 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종합부동산세 체계를 주택 수 중심에서 주택 가액 중심으로 바꿔 초고가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집을 오래 보유하면 양도소득세를 깎아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는 2029년부터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된다. 현재 제한이 없는 공제 한도도 2029년부터 최대 10억 원으로 제한된다.

오 시장은 "오랫동안 보유해 오던 부동산을 세금 문제 때문에 현금 흐름이 좋지 않은 노년층은 원치 않는 매도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 "보유 규제만 있고 전월세 대책 없어…공급 확대 필요"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세제개편안이 시장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보유 억제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했다.

이창무 서울총괄건축가(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책이) '보유에서 거주로 가자'는 모토를 갖고 진행되는데 전월세 가구(대책)가 빠졌다"며 "정부가 생각하는 타깃은 다주택 보유자"라고 말했다.

이 총괄건축가는 "정부 정책이 자산 여력이 있는 계층만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졌다"며 "단순한 주택시장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공급 부족 문제도 제기됐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최근 8년 동안 서울의 가구 수는 약 37만 가구 늘었지만 주택 수는 약 27만 가구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전월세 시장은 주거비 상승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해결책으로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윤 랩장은 "공급 이야기가 나오면 정부와 서울시 모두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하지만 공공과 민간은 상생 관계"라며 "공공 주도냐 민간 주도냐를 나누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서울시민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8.6 ⓒ 뉴스1 구윤성 기자
공인중개사 "전월세 매물 말랐다…실거주 의무에 임차인은 어디로"

현장에서 거래를 중개하는 공인중개사들도 전월세 시장 위축을 체감한다고 입을 모았다.

송파구에서 21년째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한 박 모 씨는 "세제개편 이후 고가 주택보다 30억 원 이하 주택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소유주와 매수인 모두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2년 실거주 의무가 생기고 세제개편으로 소유자들이 직접 입주하려고 한다"며 "잠실의 수천 가구 단지도 예전에는 전월세 매물이 50~80개 있었는데 지금은 10개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강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월세 물건이 다 말랐다"며 "예전에는 중개 물건의 70~80%가 전월세였고 매매는 20%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반대가 됐다"고 말했다.

또 "2주택만 넘어도 세제 혜택을 주지 않고 1주택도 직접 들어가 살아야 보유세와 양도세 혜택을 준다"며 "전월세에 살던 사람들은 집에서 나와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오세훈 "대통령 재건축 인식에 근본적 문제…용산어린이정원 공급 반대"

오 시장은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들은 뒤 정부를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조만간 공급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고돼 있다"며 "서울시가 도울 수 있는 것은 돕고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은 지키겠다"고 말했다.

전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의 오찬 회동에 대해서는 "정부의 정비사업 관련 입장을 들었다"며 "대통령의 인식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건축은 40%, 재개발은 25% 정도 신규 물량이 늘어난다는 점을 대통령도 모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런 인식이 공개적으로 나오면 정부가 정비사업에 부정적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용산어린이정원 일대 주택공급 검토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용산어린이정원 일대 주택공급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인구 1000만 명 도시 서울에서 녹지 면적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토부는 검토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가 공급 대책을 내놓을 때 서울시와 충분한 논의를 선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공급계획 발표 직전에 통보만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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