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비거주 조합원 '직격탄'…2029년 보유공제 사라진다
장기보유공제→장기거주공제 전환…실거주 안 하면 혜택 '뚝'
조합·공사비 갈등에 준공 지연 땐 조합원 '세 부담' 가중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정부가 장기보유보다 실거주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하면서 재건축·재개발 비거주 조합원의 양도소득세(양도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029년부터 보유기간 공제가 사실상 폐지되는 데다 관리처분계획인가 전 실거주 요건까지 충족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여기에 공사비 갈등이나 소송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 세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재정경제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1가구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순차 전환한다.
현재는 3년 이상 보유하고 2년 이상 거주한 1주택자는 보유·거주기간에 따라 연 4%씩, 최대 80%의 공제를 적용받는다.
2029년부터는 보유 공제를 폐지하고 거주기간만 연 8%를 적용해 최대 80%를 공제한다. 공제 한도도 신설돼 2028년에는 최대 20억 원, 2029년부터는 최대 10억 원으로 제한된다.
업계는 이번 개편으로 특히 비거주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의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사람에게 세를 준 비거주 조합원은 10년 이상 보유했더라도 직접 거주하지 않으면 보유 공제를 받을 수 없다. 기존 최대 40%였던 보유 공제는 2029년부터 사실상 0%가 된다.
정부도 보완책을 마련했다. 정비사업 공사 기간의 절반(50%)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특례를 신설했다.
다만 관리처분계획인가일을 기준으로 직전 1년 이상 해당 주택에 실거주한 조합원만 적용 대상이다.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이미 받은 사업지는 뒤늦게 입주해도 실거주 요건을 채울 수 없다. 실거주 여부에 따라 혜택이 달라지는 만큼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공사비 갈등이나 소송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 세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공사가 1년 지연되면 인정받는 거주기간이 줄어 장기거주 공제율도 4%포인트(p)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10월 입주 예정인 '힐스테이트 메디알레'(은평 대조1구역 재개발)도 조합 갈등과 공사비 문제로 2024년 약 5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최근 공사비 상승 여파로 이 같은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 교수는 "재건축 소송이 시작되면 3~6개월 안에 끝나는 경우는 드물다"며 "공사비 문제 등으로 갈등이 장기화되면 그만큼 세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비업계는 세 부담이 커져도 조합원이 재건축 아파트를 쉽게 처분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로 지적한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원칙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해당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1주택자는 예외지만, 비거주 조합원은 이런 요건을 충족하기 쉽지 않다.
장기적으로는 실수요자의 신축 선호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거주 중심 세제는 중장기적으로 사업 초기 단계의 재건축 단지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거주 공제 한도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신축 아파트 선호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제 개편이 사업 초기 정비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세 부담이 커질수록 주민들의 사업 동의율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특히 추가 분담금 부담이 큰 고령층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고 교수는 "고령층은 추가 분담금만으로도 부담이 큰데 세금 부담까지 늘어나면 정비사업 참여를 주저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며 "사업 초기 단계일수록 주민 동의를 얻는 과정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