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70억 3주택, 연 보유세 9000만 원…고가 다주택 셈법 바뀐다

거주 1주택 시가 20억까지 면제…20억~30억 감세·40억 이상 증세
시가 50억·70억 3주택 보유세 4000만~9000만…매도 셈법 복잡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상가 공인중개사에 아파트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세무상담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 뉴스1 민경석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시가 40억 원을 넘는 고가·다주택자들이 2027년을 앞두고 '팔까, 버틸까' 셈법에 들어갔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는 강화하고 양도소득세는 2027~2028년 한시 완화하는 세제개편안을 내놓으면서 보유 부담은 커지고 매도의 퇴로는 열린 탓이다. 시장에서는 특정 시점에 매물이 한꺼번에 출회된 뒤 다시 거래가 얼어붙는 '매물 출회→거래 잠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0억 넘는 고가·다주택 직격탄…종부세·공제 축소 '이중 부담'

3일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거주용 1주택 기준 시가 20억 원까지는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지 않고, 20억~30억 원 구간은 종부세 부담을 낮췄다.

반면 시가 30억~40억 원대는 세액 변동을 최소화하고, 40억~50억 원을 넘는 주택은 '과세 정상화 구간'으로 설정해 세 부담을 높였다.

2026년 공동주택 기준으로 시가 30억·40억·50억 원대 공동주택은 전국에서 각각 상위 1.1%, 0.4%, 0.2% 수준에 불과하다.

종부세 납세 인원은 48만 577명으로 전체 주택 소유자의 약 3%다. 이번 개편으로 이들 고가·다주택자는 보유세 인상과 공제 축소의 영향을 집중적으로 받게 된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1세대 1주택과 지방 1·2주택은 60%에서 70%로, 3주택 이상과 조정대상지역 주택은 80%까지 단계적으로 오른다.

1세대 1주택 종부세 기본공제는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확대되지만, 비거주 1주택 공제는 9억 원으로 축소된다. 과세표준 6억~12억 원(거주 1주택 기준 시가 약 31억~46억 원) 구간 세율도 1.3%로 인상돼 고가·다주택자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시가 50억·70억 3주택 보유세 4000만~9000만, 버티기보다 정리

적용 사례를 보면 셈법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동일가액 3주택을 보유한 시가 50억 원대 다주택자의 보유세는 4664만 9000원, 시가 70억 원 수준 3주택자는 9010만 1000원까지 늘어난다.

현금흐름이 부족한 은퇴 고령층이나 고가주택 보유자는 늘어난 세 부담을 감안해 매도와 증여, 갈아타기 등을 함께 검토할 가능성이 커졌다.

양도소득세도 '보유보다 거주' 중심으로 방향을 바꿨다.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는 2029년 이후 거주 연 8% 중심으로 개편되고, 장기거주소득공제 한도는 10억 원으로 축소된다.

종부세 세액공제도 거주기간 중심으로 개편되지만 공제 한도는 600만 원으로 제한돼 초고가 보유자의 절세 여지는 줄어든다.

대신 정부는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2027~2028년 한시 완화해 늘어난 보유 부담 이전에 매도할 수 있는 퇴로도 함께 마련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 뉴스1 김도우 기자
2027년 전후 매물 출회 변수…거래 잠김 가능성도

시장에서는 이번 개편이 고가·다주택자의 보유와 매도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이번 세제 개편은 초고가·비거주 주택의 보유 부담은 높이고 실거주 중심으로 혜택을 강화한 구조"라고 평가했다.

그는 은퇴 고령층과 고가주택 보유자들이 장기거주 공제 축소와 양도세 중과 완화 기간을 함께 고려하면서 2027년 전후 매도 여부를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과세표준 6억~12억 원 구간(시가 약 31억~46억 원)에 인상된 세율이 적용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 주택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세 부담이 일정 수준을 넘는 시점마다 매물이 한 차례 출회된 뒤 다시 거래가 위축되는 흐름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7년 전후 고가·다주택자의 매도 결정이 실제 매물 출회로 이어질지, 아니면 거래 잠김과 가격대별 갈아타기만 심화할지는 이번 세제개편의 시장 효과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