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시장가액 80%땐 '국평 보유세' 반포자이 1843만원→3187만원
강남 중심 초고가 세대 부담액 70~80%↑…한남더힐 235㎡는 1.3억
"월세·매매가로 조세 전가, 시장 왜곡 우려…거래세 낮춰 매물 출구 필요"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로 상향되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의 보유세는 5613만 원으로 올해보다 1797만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가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보유세 강화에 나서면서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세 부담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거래세 완화 등 출구전략이 병행되지 않으면 매물 출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종합부동산세율을 직접 인상하는 대신 현행 60%인 주택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다. 법 개정 없이도 정부가 시행령으로 60~10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어 세율을 손대지 않고도 보유세 부담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초고가 1주택자 중심의 세 부담 강화 방안으로 보고 있다. 다주택 규제를 피하기 위해 고가 아파트 한 채에 자산을 집중하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집값 양극화와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판단에서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똘똘한 한 채'가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언급하며 세제 개편 필요성을 시사했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상향하고 공시가격 상승률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가정해 분석한 결과,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의 보유세는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84㎡의 보유세는 올해 1843만 원에서 내년 3178만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면적 기준 아크로리버파크는 2284만 원에서 3874만 원으로 약 70% 늘어나고, 래미안퍼스티지는 1905만 원에서 3367만 원으로 76.8%(1462만 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 평형의 세 부담 증가는 더욱 두드러졌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의 보유세는 올해 3816만 원에서 내년 5613만 원으로 1797만 원 증가해 500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가인 한남더힐 전용 235㎡는 8731만 원에서 1억3715만 원으로 오른다.
준고가 아파트도 세 부담 증가를 피하기 어렵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해부터 80%였다고 가정하면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의 보유세는 300만 원에서 416만 원으로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 래미안 힐스테이트 고덕은 226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래미안 옥수 리버젠은 325만 원에서 452만 원으로 각각 증가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인상만으로는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세 부담을 높이더라도 거래세 완화 등 출구전략이 함께 마련돼야 매물 출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보유세 강화와 함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도 검토하고 있다. 장특공제는 실거래가 12억 원을 초과하는 1가구 1주택자에게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 합산 최대 80%까지 양도차익을 공제해주는 제도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전문위원은 "보유세를 인상해 매물 출회 효과를 기대하려면 한시적으로라도 거래세를 낮춰주는 출구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며 "보유세와 거래세가 동시에 높아지면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보유세 인상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집주인이 늘어난 세금을 상쇄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전셋값을 올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공시가격 현실화가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10% 상승하면 전셋값은 약 1.0~1.3%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보유세 인상의 최종 부담은 결국 임차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며 "임대인은 세금을 비용으로 인식하는 만큼 이를 임대료에 반영하려는 유인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형석 전문위원은 "조세 전가는 임대차 시장뿐 아니라 매매시장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며 "집주인들이 매각 과정에서 보유세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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