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개편 불확실성에 강남3구 '멈칫'…7월 토허제 신청 21% 감소

초고가 보유세 강화 예고에 매수·매도자 모두 '눈치보기'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거론…고가주택 보유세 최대 2배 전망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지난달 서울 강남3구의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가 20% 넘게 감소했다. 정부가 초고가 주택의 보유 부담을 높이는 세제 개편을 예고하면서 매수자는 가격 조정과 추가 규제 가능성을, 매도자는 세 부담 변화를 지켜보며 거래 결정을 미룬 영향으로 풀이된다.

7월 강남3구 토허제 신청 558건…21.3% 감소

3일 서울시 토지거래허가 신청 현황에 따르면 7월 강남·서초·송파구의 신청 건수는 558건으로 전월(709건)보다 21.3% 감소했다.

자치구별로 강남구는 6월 207건에서 7월 156건으로 24.6% 줄었다. 같은 기간 송파구도 351건에서 264건으로 24.8% 감소했다. 서초구 역시 151건에서 138건으로 8.6% 줄었다.

강남3구의 감소 폭은 서울 전체 평균보다 컸다. 7월 서울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5270건으로 전월(6201건)보다 15.0% 감소했다. 강남3구의 감소율이 서울 평균보다 6.3%포인트(p) 높았다.

강남권의 관망세에는 정부의 세제 개편 예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초고가 1주택자의 세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 등 핵심 지역에 집중되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완화하고 조세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국무회의에서 초고가 주택의 보유 부담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실거주 1주택은 보유 부담으로 고통받아서는 안 된다는 데 대체로 공감한다"면서도 "똘똘한 한 채인 초고가 주택까지 세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맞느냐는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강남권 주택시장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정부의 세제 개편 방향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어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강남구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29억 9630만 원이었다.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28억 8723만 원, 20억 3549만 원으로 집계됐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은 있지만 선뜻 매수를 결정하려는 사람은 없다"며 "매도자는 보유세 부담을, 매수자는 세제 개편 이후 가격 조정이나 추가 규제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한 아파트 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2026.7.30 ⓒ 뉴스1 이종수 기자
잠실주공5단지 국평 보유세 1257만→2509만 원 '두 배'

업계에서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상향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경우 서울 주요 고가 아파트의 보유세가 1년 만에 최대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공정시장가액비율 80%를 적용할 경우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의 보유세는 올해 1257만 원에서 내년 2509만 원으로 99.6% 증가한다. 내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올해와 비슷한 폭으로 오른다고 가정한 결과다.

정부의 세제 개편 예고는 단기적으로 서울 집값 흐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5% 올라 전주(0.27%)보다 상승 폭이 0.02%p 줄었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0.07%, 0.05% 상승해 서울 평균을 밑돌았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세제 개편안 등 정책 불확실성이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 초고가 주택의 기준과 보유세 인상 수준 등에 따라 추가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