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도 여의도는 잡는다"…대형사, 소규모 재건축 공략

화랑·목화·광장 등 500가구 미만 사업장에 대형사 잇단 출사표
수익성보다 브랜드 효과…경쟁입찰보다 선별 수주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대형 건설사가 서울 여의도 500가구 미만의 소규모 재건축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통상 수익성이 낮아 대형 건설사가 선뜻 참여하지 않는 사업이지만, 한강 변 입지 상징성과 브랜드 홍보 효과, 향후 서울 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한 교두보 확보 전략이 맞물리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 여의도 화랑 시공권 입찰 준비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달 여의도 화랑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냈다.

화랑아파트는 3개 동, 총 160가구 규모다. 재건축 이후 1개 동, 285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다음 달 3일 현장 설명회에 이어 9월 18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다.

대우건설(047040)이 화랑아파트 입찰을 가장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입찰공고 이전부터 대안설계를 위한 협력사 구성을 마치는 등 사업 제안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포스코이앤씨도 입찰을 검토 중이다.

일반적으로 대형 건설사는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사업장 수주에 힘을 쏟는다. 소규모 단지는 공사 금액이 적고 설계·금융·영업 등에 투입되는 비용 대비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의도는 상황이 다르다. 한강 조망과 초역세권 입지에 더해 서울을 대표하는 금융·업무지구라는 상징성을 갖추고 있어서다. 사업성 이상의 브랜드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데다, 향후 대형 재건축 사업 수주를 위한 교두보 역할도 할 수 있다. 화랑아파트 역시 한강 변 입지와 여의도라는 상징성을 갖춘 사업지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재건축은 대형 건설사가 수익성만 놓고 보면 선뜻 참여하기 어려운 사업"이라며 "여의도는 한강 변 입지와 상징성이 큰 데다 후속 사업 수주를 위한 교두보 확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2026.7.23 ⓒ 뉴스1 이종수 기자
목화, 삼성물산과 수의계약 수순

삼성물산(028260)은 여의도 목화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권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달 조합이 진행한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현장 설명회에 단독으로 참석했다.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시공사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목화아파트 재건축 역시 소규모 사업이다. 기존 312가구를 헐고 49층, 416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맞닿은 초역세권 입지에 한강 조망도 가능해 여의도 내에서도 입지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물산이 목화아파트 시공권을 확보하면 지난해 대교아파트에 이어 여의도에서 두 번째 래미안 브랜드를 선보이게 된다. 여의도 내 래미안 브랜드 연속성을 확보하는 기반도 마련하게 된다.

여의도 광장아파트 38-1구역도 시공사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 조합은 3개 동, 총 414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한다.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과 가까운 데다 학군과 녹지, 업무지구 접근성을 모두 갖춘 입지다. 현대건설(000720)만 유일하게 현장 설명회에 참석했다.

다만 경쟁 입찰 성사는 쉽지 않다. 건설사들은 홍보비와 설계비 부담을 감수하기보다 수주 가능성을 따져 선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최근 시공사 선정을 준비하는 조합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어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특정 건설사가 시공사 선정 입찰을 검토하면 다른 건설사는 무리하게 참여하지 않는다"며 "다른 사업지에서도 충분히 시공권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전략적으로 사업장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