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깨고 원청으로"…대우건설, 글로벌 'LNG 플랜트' 탑티어 우뚝
[해외건설 판이 바뀐다]③나이지리아 LNG 트레인7 프로젝트…韓 건설 첫 원청 EPC
40년 현지화·LNG 전 공정 토털 역량 무기…AI 전력난 속 글로벌 시장 영토 확장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빨아들이는 전력이 에너지 지형을 바꾸고 있다. 석탄과 석유를 대체할 '가교 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세계 곳곳에서 액화플랜트 발주가 되살아났다.
하지만 이 시장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고압·극저온 설비를 다루는 LNG 액화플랜트는 미국·유럽·일본의 소수 엔지니어링 기업이 원청 자리를 나눠 가져온 영역이다. 한국 건설사는 시공 실력을 인정받고도 하도급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 문턱을 처음 넘은 곳이 대우건설이다. 서아프리카 최대 산유국 나이지리아에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보니섬(Bonny Island)에 위치한 나이지리아 LNG Train(트레인) 7 프로젝트는 기존에 가동 중인 6개의 액화 트레인(Train 1~6)에 더해, 연산 800만 톤 규모의 일곱 번째 액화 생산설비와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완성 시 나이지리아의 연간 LNG 생산능력은 기존 2200만 톤에서 3000만 톤 수준으로 약 35% 이상 급증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의 발주처인 NLNG(Nigeria LNG Ltd.)는 나이지리아 국영석유공사(NNPC)를 비롯해 글로벌 메이저 에너지를 대표하는 쉘(Shell),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 에니(Eni) 등의 합작회사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들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이 대우건설을 파트너로 최종 낙점한 이유는 경험과 검증된 기술력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 보니섬에서 이미 진행된 Train1·2·3·5·6까지의 건설 과정에서 전체 액화플랜트 시공의 대부분을 하도급 형태로 직접 수행했다.
오일 메이저 회사들은 보니섬 플랜트의 구석구석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설계·시공의 마스터가 대우건설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다. 축적된 시공 데이터와 완벽한 현지 제어 능력은 타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대우건설만의 독보적 경쟁력이었다. 결국 대우건설은 축적된 트랙 레코드(Track Record)를 바탕으로 단순 시공사를 넘어 사업 기획과 엔지니어링을 주도하는 원청사로 우뚝 설 수 있었다.
대형 오일메이저 회사들이 발주하는 LNG 액화플랜트 분야는 글로벌 건설업계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으로 통해왔다. 고도의 정밀함과 고압·극저온을 견뎌야 하는 초고난도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미국, 유럽, 일본의 소수 글로벌엔지니어링 기업이 원청사(Prime-contractor) 지위를 독식하며 카르텔을 형성해 왔다. 국내 건설사들은 뛰어난 시공 능력을 보유하고도 이들의 하도급(Sub-contractor) 역할에 머물러야 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이 견고한 유리천장을 깨뜨린 기념비적인 사건이 바로 대우건설의 나이지리아 LNG Train 7 프로젝트 수주이다.
2020년 수주 당시 총계약 금액 약 42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에서 대우건설은 이탈리아 사이펨(Saipem), 일본 치요다(Chiyoda)와 조인트벤처(J/V)를 구성해 원청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따냈다. 대한민국 건설 역사상 최초로 LNG 액화플랜트 원청사(지분율 약 40%)로 참여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수주 잭폿을 넘어 대한민국 건설업의 위상을 단순 시공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고난도 플랜트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끌어올린 국가적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에서 거둔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우연이 아니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에 1983년 처음 진출한 이후 40여년 간 현지화 전략에 매진했다. 당시 서아프리카 영토는 한국 건설사들에 미지의 세계이자 풍토병, 치안 불안, 정치적 불안정성이 공존하는 기피 대상이었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특유의 도전정신으로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나이지리아 현지 법인(DAEWOO E&C Nigeria Limited)을 설립하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지난 40여 년간 대우건설이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수행해 온 프로젝트는 70여 건에 달한다.
발전소, 석유화학 플랜트, 파이프라인, 그리고 대형 인프라 공사에 이르기까지 서아프리카 최대 경제 대국인 나이지리아의 국가 현대화 사업 중심에는 늘 대우건설의 손이 닿았다.
또 대우건설은 지역 주민과의 상생을 최우선 가치로 내걸었다. 학교와 병원을 짓고, 도로를 포장하며, 현지 인력을 적극 채용해 숙련공으로 양성하는 등 진정성 있는 '지역사회 공헌(CSR)' 활동을 펼쳤다.
이러한 신뢰가 축적되면서 현지 주민들은 대우건설을 단순한 외지 건설사가 아닌 동반자로 대접하기 시작했다. 치안 불안 속에서도 대우건설의 현장만큼은 안전하게 가동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전 세계가 탄소 중립을 향해 가고 있는 에너지 전환의 시대에서 석탄과 석유 등 전통 화석연료와 신재생에너지 사이의 단계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가교(Bridge) 에너지'로 LNG가 급부상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가스처리설비(CPF), 액화플랜트, LNG 저장 및 인수기지 등 LNG 밸류체인 전 공정을 수행한 국내 유일의 종합건설사다. 아프리카 최대 천연가스 매장국인 나이지리아에서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LNG 탱크 25기 시공과 울산 북항 터미널 1·2·3단계를 EPC로 수행하며 LNG 생애주기 토털 설루션 역량을 입증했다.
나아가 대우건설은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모잠비크 등 가스전 개발이 활발한 다른 아프리카 국가뿐만 아니라 파푸아뉴기니, 인도네시아 등 신흥 국가들로 에너지 건설 영토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LNG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으로서 독보적인 위상을 갖추고 있다"며 "다양한 국가에서 증명한 설계·시공 역량을 바탕으로 아프리카는 물론 글로벌 전역에서 LNG 프로젝트 수주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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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중동발 지정학적 충격이 해외건설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로 수주가 급감하면서 특정 지역에 의존한 해외사업 구조의 한계도 드러났다. 반면 중동 재건사업은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사들은 시장 다변화와 원전·데이터센터 등 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뉴스1은 달라지는 해외건설 시장의 판세와 K-건설의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