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KTX 53%…철도차량 정비, '사후 대응'서 예방으로
예방정비부터 원인분석까지 '정비 전주기' 강화
고장 징후 땐 영업운행 원칙적 금지…2030년까지 2000억 투자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국토교통부가 노후 열차 증가와 기후변화로 철도차량 고장 위험이 커지자 철도사고와 운행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차량 정비체계를 전면 강화한다. 예방정비부터 현장 대응, 원인 분석, 정비기준 개선까지 정비 전주기를 손질해 고장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27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교통안전공단(TS) 등 관계기관과 함께 예방정비-현장대응-원인분석-정비기준 개선을 아우르는 '철도차량 정비 전주기 강화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현재 운행 20년 이상 철도차량은 고속열차의 53%, 일반열차의 62%에 달한다. 여기에 해외보다 높은 열차 운행률과 폭염·한파 등 기후변화까지 겹치면서 차량 성능 저하와 고장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우선 예방 중심의 정비체계를 강화한다. 고장 우려가 큰 노후 장치는 선제적으로 전면 교체하고, 연간 2회 이상 동일한 고장이 발생한 장치는 '고장빈발부품'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한다.
고속열차 노후 전기장치 30개 품목은 2030년까지 총 2000억 원을 투입해 교체한다. 고장 시 탈선을 유발할 수 있는 주행장치는 품질과 성능을 개선하고, 정비 실적은 철도차량이력관리시스템(TS)에 등록해 관리한다.
정비 품질을 높이기 위해 현장작업표 작성·기록 방식을 개선하고, 현장 종사자를 대상으로 '정비 매뉴얼 경진대회'도 개최한다.
또 부품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해 최적의 시기에 정비하는 상태기반정비(CBM) 체계로 전환을 추진한다.
열차 운행 중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대응체계도 강화한다.
운전실 운행정보 전송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주행장치 발열검지 시스템은 대전·동대구·익산 등 주요 역사로 확대 구축한다.
비상 상황 발생 시에는 전국 어디서나 고속선 기준 30분 이내 대체 열차를 투입할 수 있도록 서울역(수도권차량기지), 광주송정역(호남권차량기지), 부산역(부산권차량기지), 수서역, 오송역, 경주역 등 주요 거점역에 예비열차를 상시 배치한다.
현장 대응역량을 높이기 위해 기관사와 승무원, 차량기술인력을 대상으로 표준교육자료를 제작하고 이론교육과 현장실습 등 정기교육을 강화한다. 중대사고에 대비한 위기대응 표준매뉴얼도 재정비한다.
운행 제한 기준도 강화한다. 동력·주행·제동 등 14개 주요 장치에서 고장이나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영업운행을 금지한다. 이를 위반해 운행할 경우 철도안전법에 따른 형사조치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정부는 고장의 근본 원인을 규명해 재발을 막는 체계도 구축한다.
주요 고장이 발생하면 국토부와 철도기술연구원, TS, 제작사 등이 참여하는 '원인조사 TF'를 운영해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원인조사를 실시한다. 조사 결과는 정비 매뉴얼과 차량 기술기준, 형식승인 제도 개선에 반영하고, 개선사항 이행 여부는 TS의 정기·수시검사를 통해 지속 점검할 계획이다.
인적 경험에 의존하던 정비 방식은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한다. AI를 활용해 고장 원인을 분석하는 'AI 차량유지보수 플랫폼'도 개발·보급한다.
정비 인프라와 조직도 개선한다. 빗물 누수와 설비 노후 등 정비환경이 취약한 차량기지는 국토부·코레일·국가철도공단 합동 TF를 통해 시설을 개선하고, 수도권·부산권·호남권 등 차량기지 간 정비역량 격차도 줄일 계획이다.
아울러 차량기지가 정비조직인증 기준에 따른 인력·시설·검사체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정기심사 제도를 신설해 사후관리도 강화한다.
국토부는 이번 대책을 '철도안전종합시행계획'에 반영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운영해 추진 상황을 지속 점검할 계획이다.
김태병 국토부 철도국장은 "노후화와 기후변화, AI 기술 등 열차 운행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비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방 중심의 정비체계를 정착시키고 현장 대응역량과 정비 기반을 혁신해 더욱 안전하고 신뢰받는 철도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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