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토령 "토지임대부 한계 있다"…주택 공급정책 변화 신호탄 되나

이 대통령, 전매 제한 후 시세 상승·재건축 한계 지적
업계 "공급 부족 해소하려면 토지임대부·공공분양 병행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권을 요청하는 참석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2026.7.23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부동산 토론회에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한계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향후 관련 공급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토론회에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방안의 하나로 토지임대부 분양을 늘려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전매 이후 일반 분양주택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재건축 과정에서도 제도 유지가 쉽지 않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토지임대부 주택이 새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에서 우선순위가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서울의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토지임대부 분양을 비롯한 다양한 공급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토지는 공공·건물만 분양' 토지 임대부 분양…이 대통령, 한계 지적

27일 업계에 따르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공공이 토지를 소유하고, 분양받은 사람은 건축물 등에 대한 소유권만 갖는 방식이다.

2007년 처음 도입된 제도로, 2010년 LH 강남지구에서 처음 공급됐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분양가에서 땅값이 빠지는 만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는 것이 특징이다. 매달 토지 사용료(임대료)를 내야 하지만 최근 서울 주택 공급 부족으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는 8월 입주하는 강서구 '마곡17단지'는 지난 3월 본청약에서 평균 1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동구 '고덕강일3단지'는 8월 본청약을 진행하고, 마곡지구 16단지는 2027년 2월 본청약을 접수한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토지임대부형 주택 6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 토론회에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전매 이후 일반 분양주택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게 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조정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토지주택위원장이 토지임대부 분양 확대를 요구하자 이 대통령은 "과거 이명박 대통령 때인가 강남 3구에 토지임대부 분양을 한 적이 있는데, 세월이 지나고 나니 완전 분양을 한 단지와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분양한 단지의 가격이 거의 비슷해졌다"며 "명목은 좋은데 결국 해당 건물 소유주에 우선권을 주거나 그렇게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공공이 토지를 계속 보유해 분양가를 낮추려는 제도의 취지가 시간이 지나면서 희석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강남지구에 공급된 강남 자곡동 'LH강남브리즈힐'이 꼽힌다.

LH강남브리즈힐 전용 84㎡는 2012년 2억 2000만 원에 최초 분양됐다. 이후 2023년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시세가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LH강남브리즈힐 전용 84㎡는 지난 5월 초 13억 85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2023년 5월 말 거래가(10억 500만 원)보다 3억 8000만 원 오른 수준이다.

토지임대부 주택, 재건축도 과제…업계 "여러 공급방식 병행해야"

토지임대부 주택은 재건축 과정에서 토지와 건물의 권리관계를 어떻게 정리할지도 과제로 꼽힌다.

추후 재건축 과정에서 감가상각과 토지 소유권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싱가포르 국민의 80%가 거주하는 토지임대부 성격의 공공주택(HDB)은 정부가 필요에 따라 일부 단지를 선별해 재건축하는 제도(SERS)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는 이 같은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이 대통령도 "건물만 분양하는데 과연 재개발할 때 (토지임대부 형태를) 지켜낼 수 있을까 싶다"며 "현행 법이 이상하게 개정돼 (토지를) 당연히 그 건물 소유주에게 팔아야 하는 것처럼 애매모호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토지임대부 주택이 새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 우선순위에서 다소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이 심각한 만큼 토지임대부 주택을 주요 공급 정책에서 무조건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강하다.

익명의 부동산 전문가는 "물가와 건축비, 토지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토지임대부 주택의 건물 가격도 상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공급을 줄이기보다는 토지임대부와 공공분양, 민간분양 등 다양한 공급 방식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HDB에서도 전매제한이 풀리면 일부 입주민이 상당한 시세차익을 거두는 사례가 있다. 이에 싱가포르는 일부 단지에서 시세차익의 일부를 국가에 환원하는 장치를 두고 있다.

싱가포르 HDB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HDB 재판매가격지수는 202.8로, 2021년 2분기(146.4)보다 38.5% 상승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