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대출 막힌 수도권 신축…李대통령 "보완책 마련" 주문
은행별 대출 한도 조기 소진…신축 입주 예정자들 '발동동'
하반기 수도권 64개 단지 4.5만가구 입주…대출 차질 확산 우려
- 오현주 기자,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박승희 기자 =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수도권 신축 아파트의 잔금대출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은행권의 집단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수원과 평택의 대단지에서는 대출 한도가 조기에 소진돼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서 대출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부동산 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실수요자의 잔금대출 애로를 해소할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
올해 하반기 수도권에서만 4만 5000여 가구가 입주를 앞둔 만큼 정부가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보완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8월 입주 예정인 수원 권선구 '매교역 팰루시드'(2178가구) 입주 예정자들은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들이 집단대출을 선착순으로 접수하고 대출 한도마저 조기에 소진되면서 입주 예정자들은 사실상 대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단지 입주 예정자 B 씨는 이날 부동산 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2년 전 실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별 대출 한도가 소진되면서 잔금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투기 수요 억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미 계약한 실수요자에게는 예외 적용이나 경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 예정자 C 씨는 정부 부동산 토론회 접수 사이트에서 "우리는 사채 시장이나 고금리 2금융권으로 내몰리거나 평생의 터전을 포기해야 하는 주거 생존권의 위협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자금조달 문제는 다른 단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8월 입주하는 경기 평택 브레인시티 신축 대단지(1700가구)도 집단 잔금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단지 입주자 D 씨는 "현재 우리 단지에 들어온 은행 5곳의 신규 접수가 사실상 마감됐다"며 "각 은행이 우리 단지에 공급하는 집단 잔금대출 총액과 접수 인원 자체가 제한돼 대출 심사를 받아보기도 전에 사업자 한도가 끝났고, 문자나 접수 순서로 대출 기회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토론회 접수 사이트에도 관련 의견이 잇따랐다. 이날 낮 12시까지 제출된 주택금융 분야 의견 2464건 가운데 잔금대출 관련 의견은 111건으로 4.5%를 차지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입주하는 수도권 단지에서도 같은 문제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수도권 입주 예정 단지는 64곳, 총 4만5511가구로 집계됐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 소장(미국 IAU 교수)은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줄이는 기조가 강한 만큼 올해 하반기 수도권을 중심으로 잔금대출 문제를 잇따라 겪을 가능성이 크다"며 "잔금대출은 실수요 성격이 강한 만큼 총량 규제에서 일정 부분 예외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잔금대출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정책 국민대토론회에서 관련 민원에 대해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있는 제도에 맞춰 계획했는데 정책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런 일이 생기면 황당한 상황이 될 수 있다"며 "경계선에 걸리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입주를 앞둔 실수요자들의 불안을 해소할 뚜렷한 해결책이 빠른 시일 내 나올지는 미지수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당장 8월 입주하는 수도권 아파트가 10곳이 넘는다"며 "하루빨리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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