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노원 '전세 씨 말랐다'…매물 1년 새 70% 넘게 급감

토허제 실거주 의무·전세 재계약 증가 겹치며 중저가 지역 직격탄
내년 서울 입주 물량도 감소…전세 품귀 장기화 우려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에 게시된 매매 안내문. 2026.4.19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가 집중된 중랑구·노원구 등에서 전세 매물이 1년 전보다 7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며 실거주 의무가 강화된 데다 집값 상승으로 전세 재계약이 늘면서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량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토허제·재계약 증가에 전세 매물 급감

19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중랑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84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412건) 대비 78.7%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노원구 전세 매물은 1086건에서 304건으로 72.1% 줄었다. 구로구도 71.5% 급감했다.

금천구(-71.2%) △동대문구(-65.6%) △관악구(-65.0%) △도봉구(-62.3%)도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서울 전체 전세 매물이 1년 새 약 16%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서울 외곽 자치구의 '전세 멸종'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전세 매물 감소율이 가장 큰 3개 구(중랑·노원·구로)는 비교적 전셋값이 낮아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체 아파트 전세 평균 거래금액은 6억 6015만 원이다. 같은 달 중랑구 평균 전셋값은 4억 3871만 원, 노원구는 3억 4060만 원이었다.

구로구 아파트 평균 전세 거래금액도 4억 2323만 원으로, 서울 평균의 64.1% 수준을 보였다.

부동산 업계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 따른 실거주 의무와 전셋값 상승에 따른 재계약 증가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한다.

정부는 지난해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기존 4개 구(용산·서초·강남·송파)에서 서울 전체 25개 자치구로 확대했다.

규제지역 내 주택을 매수한 사람은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지게 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새로 지정된 21개 자치구에서는 이른바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차단되면서 전세 물량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 집값 상승으로 세입자들이 새집을 구하기보다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사례가 늘어난 점도 전세 공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가운데 신규 계약 비중은 지난 1월 52.6%에서 지난달 45.0%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재계약(계약갱신) 비중은 47.4%에서 55.0%로 늘었다.

신규 계약은 시세가 바로 반영되는 반면 재계약은 기존 계약 조건의 영향을 받는다. 전셋값 강세가 이어지면서 세입자들이 부담이 적은 재계약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입주 물량도 감소…전세난 당분간 이어질 듯

전세 계약 연장이 이어지면서 시장에 새로 나오는 매물도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여기에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업계에서는 당분간 전세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공동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 물량은 2만 7058가구, 내년에는 1만 7197가구로 줄어들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세입자 절반이 전세 계약갱신권을 사용하면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내년 입주 물량도 크게 감소하는 만큼 전세 공급 부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노원이나 구로는 원래 소형 면적 거래 비중이 높은 지역"이라며 "전세 재계약 증가와 입주 물량 감소, 실거주 의무가 겹치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archi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