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수도권 정비사업 보폭 넓힌다…서울 영업망 재편

중흥건설, 당산동에 서울 사무소 운영…핵심 인력 배치
침체 빠진 지방 대신 수도권 주택사업 수주 집중 전략

서울의 한 재개발 구역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중견 건설사들이 서울·수도권 정비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지방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하자 수도권 정비사업을 겨냥해 영업 조직을 재편하고 서울 사무소를 마련하는 등 현장 밀착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 전진기지 구축…정비사업 조직 재편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의 광주 본사 핵심 인력이 지난달부터 서울 당산동 사무소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중흥건설은 수도권 정비사업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 사무소를 마련했다. 현장 접근성과 정보 수집력을 높여 수도권 주택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최근 수도권에서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는 정비사업 조합이 늘고 있는 점도 배경이다. 침체에 빠진 지방 시장을 대신해 사업성을 갖춘 수도권에서 일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중흥건설은 수도권 주택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이달 노원구 월계중흥S-클래스리비에르를 분양한다. 향후 서울과 수도권 내 주택 공급을 확대해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말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서울사업소를 마련했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본사보다 주요 정비사업지에 접근하기 쉬운 입지다. 현장 밀착형 영업과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 수주 물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반도건설 역시 정비사업 조직을 개편하고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 조직 개편 이후 처음으로 2203억 원 규모의 경기 의정부 가재울구역 정비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2차 현장 설명회에 단독으로 참여한 뒤 지난 11일 열린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 사업은 미분양 위험과 공사비 부담으로 갈수록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분양성을 갖춘 수도권 정비사업은 중견사 입장에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서울·수도권 도시정비사업 본격화를 위한 서울사업소를 마련했다. 사진 가운데 박철희 호반건설 사장, 왼쪽 두번째 조형식 도시정비사업팀 이사.(호반건설 제공) 뉴스1 ⓒ News1
대형사와 정면 승부 대신 틈새시장 공략

이미 정비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중견 건설사도 있다. 대표적으로 두산건설은 올해 상반기 10개 사업장의 시공권을 확보해 누적 수주액 2조 6426억 원을 기록했다. 연간 신규 수주 목표인 6조 원의 약 44%에 해당하는 규모다.

두산건설은 사업성과 리스크를 고려한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 경기·부산 등 주요 지역에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민간뿐 아니라 공공재개발로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장 인근에 영업 조직을 배치하면 조합원 소통, 사업성 검토, 입찰 의사결정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서울에 본사가 있는 대형사들도 단기적으로 현장 인근에 별도 사무실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 정비사업 시장이 여전히 대형사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주요 재건축·재개발 조합은 분양성과 자산가치 상승 등을 고려해 대형 건설사의 프리미엄 주택 브랜드를 선호한다.

특히 강남권과 한강 변 등 사업성이 높은 핵심 정비 사업지는 대형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막대한 입찰보증금과 사업제안 비용, 고급화 설계 경쟁은 중견사의 입찰 참여를 어렵게 한다. 중견사들은 대형사와 전면 경쟁보다 서울 내 중소형 정비사업과 공공재개발에 우선순위를 두는 분위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견사는 수도권 정비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고 있다"며 "사업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와 수도권 실적 축적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