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시행' 앞세운 LH 개혁…성패는 수익 구조 마련에 달렸다
8개월 만에 LH 수장 공백 해소…9월 개혁안 윤곽
"조직 분리만으론 한계…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가 관건"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8개월간 공석이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자리가 최근 채워지면서 미뤄졌던 LH 개혁안도 9월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정부는 공공택지 직접 공급 확대와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조직 분리보다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마련이 개혁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국토교통부는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하반기 핵심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LH 개혁은 지난해 8월 민관 합동 개혁위원회 출범 이후 택지개발과 주거복지 기능 재편을 중심으로 논의돼 왔다. 그러나 사장 공백이 약 8개월간 이어지면서 최종안 발표도 함께 미뤄졌다. 최근 이성훈 신임 사장이 취임하면서 개혁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개혁안의 핵심은 LH가 조성한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직접 주택을 공급하거나 산업용지로 장기 임대하는 방식으로 공공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 있다. 공공이 조성한 택지가 민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토지가격과 분양가 상승을 부추겼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정책이다.
조직 개편도 개혁안의 핵심 축이다. 정부는 LH를 토지주택개발공사와 비축공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개발·공급 기능은 신설 개발공사가 맡고 기존 부채는 비축공사로 이관하는 이른바 '배드뱅크(Bad Bank)'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최대 과제는 재무구조다. 지금까지 LH는 공공택지 매각 수익과 일부 임대주택 분양전환 수익으로 공공임대사업에서 발생한 적자를 보전해 왔다. 그러나 직접 공급이 확대되면 기존 수익 모델은 축소될 수밖에 없어 새로운 재원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무 여건도 녹록지 않다. LH는 지난해 3조194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통합 LH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순손실 3조 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전년 흑자에서 6413억 원 적자로 돌아섰고, 공공임대 운영 손실 역시 최근 3년 연속 2조 원대를 기록하는 등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조직을 둘로 나누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채를 분리하더라도 전체 부채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아닌 데다 공공임대의 구조적 적자가 지속되는 한 재무 부담 역시 다른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분양가 현실화나 임대료 체계 조정 등이 재무 개선 방안으로 거론되지만 국민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가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카드라는 평가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료나 향후 주택 분양 가격을 높이면 수익은 발생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공공의 역할이 흔들린다"며 "사업과 조직 개편의 의미가 퇴색하는 만큼 정부도 쉽게 허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혁의 성패는 공공성과 재무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정부 재정 지원에는 한계가 있고 분양가 현실화나 임대료 인상도 부담이 큰 만큼 새로운 수익 기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번 개혁 역시 반쪽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비축공사는 자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사실상 공단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정부 재정이 투입된다는 의미여서 조직 개편만으로는 실효성이 크지 않다. 어떤 방식으로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