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용설명서] 청약 무주택의 함정…세대분리가 끝이 아니다

무주택 여부는 '세대구성원' 기준…모집공고일이 당락 가른다
부모 나이·배우자·오피스텔·분양권까지 예외 규정 확인해야

편집자주 ...부동산은 집값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정책과 공급, 금융과 세금, 도시와 개발, 주거문화까지 다양한 요소가 시장을 움직인다. 뉴스1은 설명형 기획 '부동산 사용설명서'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원리와 제도, 현안을 독자 눈높이에서 쉽게 풀어낸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30대 남성 나홀로 씨(가명)는 최근 부모님 집에서 독립해 서울에 월셋집을 구했다. 주민등록상 주소도 새집으로 옮겼다. 부모님과 세대가 분리됐으니 청약 자격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아파트 청약을 준비하던 중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입주자 모집공고일 이후 세대를 분리한 탓에 해당 청약의 무주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최대 수십억 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이른바 '로또 청약'이 이어지면서 무주택 인정 기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기준을 잘못 이해해 청약 자격을 놓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청약에서 무주택 여부는 개인이 아닌 '무주택세대구성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본인 명의의 집이 없더라도 주민등록등본상 같은 세대에 속한 가족이 주택을 보유하면 무주택자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청약에서는 '내가 집을 보유했느냐'보다 '청약상 세대 구성원이 모두 무주택이냐'가 중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경우다. 부모가 보유한 주택에서 함께 살고 있다면 본인은 집이 없어도 청약상 무주택세대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예외도 있다. 공공분양과 민간분양에서는 함께 사는 부모가 만 60세 이상이면 부모가 주택을 보유했더라도 자녀를 무주택자로 간주한다.

반면 공공임대주택과 노부모부양 특별공급 신청에는 이러한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

같은 주민등록등본에 올라 있다고 모두 청약상 세대원으로 보는 것도 아니다. 형제·자매는 같은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등재돼 있더라도 청약상 세대원에 포함되지 않는다. 집을 소유한 언니와 함께 거주하는 동생도 청약상 무주택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부모와 세대를 분리했다고 끝은 아니다. 청약에서는 입주자 모집공고일을 기준으로 무주택 여부를 판단한다.

이에 따라 세대분리 시점에 따라 자격이 달라질 수 있다. 입주자 모집공고일 이후 세대를 분리하면 해당 청약에서는 무주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

배우자와 주민등록상 주소가 달라도 청약에서는 같은 세대로 보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배우자가 주택을 보유했다면 본인이 무주택자라도 청약상 무주택세대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오피스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주거용이나 상업용 오피스텔을 여러 채 보유했더라도 청약에서는 무주택자로 인정된다.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준주택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있는 전용면적 85㎡ 이하이면서 공시가격 5억 원 이하인 빌라 한 채를 보유한 사람도 청약 때 무주택자로 인정될 수 있다. 비수도권은 공시가격 기준이 3억 원 이하다.

반면 아파트 분양권이나 입주권 소유자는 무주택자에서 제외된다. 분양권은 청약 당첨자에게서 매수한 권리, 입주권은 정비사업 조합원의 권리를 사들인 경우 등을 말한다. 이들은 해당 권리를 처분해야 무주택자로 간주될 수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청약 기준이 복잡한 만큼 해당 단지의 입주자 모집공고문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청약 자격은 공급 유형과 입주자 모집공고일 등에 따라 세부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며 "모집공고문을 지침서로 보고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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