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주담대 3억' 후폭풍…중저가 아파트 상승세 꺾이나

주담대 한도 축소에 금리 부담 확대…노도강 등 직격탄
도봉·성북·노원 등 최근 상승 주도…"매수세 둔화 가능성"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자료사진)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3억 원으로 줄이는 등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가 본격화하면서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중저가 아파트 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출 한도 축소와 금리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층의 매수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10일부터 별도 안내가 있을 때까지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3억 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현재 정부 규제에 따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주택 가격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시가 15억 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 원,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는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대출 한도를 줄이면서 실제 차주가 이용할 수 있는 대출 규모는 더욱 축소되고 있다.

KB국민·하나·NH농협·BNK경남·신한은행은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도 일시 중단했다. 이들 상품 가입이 제한되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제외한 금액만 대출받을 수 있어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서울 지역 아파트는 최대 5500만 원, 경기도는 최대 4800만 원가량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저가 시장 '직격탄'…서울 집값 변수로

금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이미 7%를 넘어선 가운데 연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차주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로 강남권보다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의 매수세가 더 먼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강남권은 상대적으로 현금 비중이 높은 수요가 많지만, 중저가 지역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가 시장을 이끌고 있어서다.

실제 최근 서울 집값 상승도 중저가 지역이 주도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다섯째 주(지난달 2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도봉구가 0.37%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동대문구(0.36%), 성북구(0.36%), 구로구(0.35%), 노원구(0.33%), 중랑구(0.32%)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중저가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경우 서울 부동산 시장 전반의 상승세도 함께 둔화할 수 있다고 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노도강과 금관구 등 실수요 비중이 높은 지역부터 매수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 지역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한도 축소는 사실상 매수를 포기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은행권의 대출 강화 기조는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노도강 등 중저가 지역이며, 일부 수요는 아파트 대신 빌라 시장으로 이동해 투자와 실거주를 병행하는 '몸테크'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매수 수요가 위축되면서 전월세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 대표는 "집을 사려던 수요가 대출 규제로 매수를 포기하면 결국 전월세 시장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매매 수요가 임대시장으로 이동하면 전월세 가격에도 자극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가 곧바로 집값 급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시장에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기 때문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시장에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고 전월세 매물 부족으로 일부 임차인의 매수 전환도 이어지고 있어 대출 규제가 곧바로 큰 폭의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