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에 장기보유 매도 30%↓…세제개편까지 매물잠김 우려

세 부담에 매물 회수…거래량 빠르게 위축
장특공 축소까지 예고…전문가 "매물 잠김 심화"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의 모습. (자료사진)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된 이후 장기보유자들이 집을 팔지 않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시행 한 달 만에 10년 이상 보유 주택의 매도 건수는 30% 가까이 감소했다. 정부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까지 추진하면서 거래 위축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주택 등) 가운데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매도한 장기보유자는 3160명으로 집계됐다. 양도세 중과 재개 직전인 4월(4488명)보다 29.5% 감소했고, 중과 시행 첫 달인 5월(3906명)과 비교해도 19.1% 줄었다.

보유 기간별로 보면 10년 초과~15년 이하 구간은 1923명에서 1270명으로 감소했고, 15년 초과~20년 이하는 1140명에서 827명으로 줄었다. 20년 초과 장기보유자는 1425명에서 1063명으로 감소하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양도세 중과에 따른 세 부담이 커지면서 장기보유자들이 매도를 미루고 매물을 거둬들인 영향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9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재개되면서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p), 3주택 이상은 30%p가 각각 가산된다.

실제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84㎡를 약 15억 원에 취득해 50억 원에 매도할 경우 1주택자의 양도세는 약 1억 9810만 원이다. 반면 다주택자는 중과 적용으로 세 부담이 최대 27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서 매도를 미루는 집주인들이 늘어난 결과"라며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 추가 세제 개편을 추진하면서 거래 위축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 매도 시점을 늦추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거래는 더 줄고 매물 잠김은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세제 강화가 매물을 늘리기보다 오히려 거래를 위축시키고 시장의 매물 잠김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추가적인 세제 개편까지 이뤄지면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집주인들도 보유세를 부담하며 버틸지언정 막대한 양도세를 감수하면서 매물을 내놓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거래에 따른 세 부담이 완화되지 않으면 다주택자는 물론 장기보유 1주택자도 사실상 퇴로가 없다"며 "결국 거래를 더욱 위축시키고 매물 잠김을 심화해 시장 불안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