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매물 두 달 새 30% 늘었지만…"전세난 해소엔 역부족"

적정 전세매물 3.5만~4만건…2만건 회복에도 공급 부족
비수기·거래 둔화 영향…"가을 이사철 전세난 우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2026.6.21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두 달 새 30% 늘며 다시 2만 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전세 공급 확대의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적정 전세 매물(3만 5000~4만 건)에 크게 못 미치는 데다 최근 물량 증가는 계절적 비수기와 거래 둔화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해서다.

28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23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1만 5000여 건 안팎까지 줄었던 전세 매물은 5월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2만 건 선을 회복했다. 4월 말과 비교하면 약 두 달 만에 30% 늘어난 규모다.

업계는 최근 전세 매물 증가를 공급 확대보다 거래 둔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한다. 봄 이사철이 마무리되는 5~6월은 통상 거래가 줄어드는 계절적 비수기다. 여기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단기간 급등하면서 집주인이 제시하는 호가와 세입자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 사이의 격차도 커졌다. 계약이 쉽게 성사되지 않으면서 시장에 머무는 매물이 늘었고, 결과적으로 전세 매물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6월 넷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4.79%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0.88%)의 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22일 기준 주간 상승률도 0.35%로 201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전셋값 부담이 커지면서 세입자들의 선택지도 좁아지고 있다. 보증금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거나 외곽 지역과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역시 거래를 둔화시키며 시장에 나온 전세 매물이 소화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부에서는 양도세 중과 부활 이후 매매를 미루고 임대로 돌린 물량도 증가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이를 구조적인 전세 공급 확대와 연결 짓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통상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수급이 비교적 안정적인 전세 매물은 3만 5000~4만 건 수준으로 거론된다. 현재 2만 건 안팎의 매물은 여전히 적정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정부는 비아파트 임대시장 공급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전세 공급의 근본적인 해법인 신축 입주 물량이 올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아파트 전세시장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세시장이 안정되려면 대규모 입주장이 형성돼 신규 전세 물량이 충분히 공급돼야 한다"며 "현재처럼 입주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시장에 남아 있는 매물이 다소 늘었다고 해도 전세난을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7월 말부터 가을 이사철과 여름방학 학군 수요가 본격화하면 전세 수급 불균형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하반기 전셋값 상승 압력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