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욱 부동산원장 "실거래가, 만능 아냐…통계 논란, 조작 아닌 수정"

이상거래 섞인 실거래, 행정 기준 삼으면 공정성 저해…전문가 검증 필요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계 조작 논란, "지금은 누구도 조작이라 안 한다"

이헌욱 한국부동산원장이 지난 2월 25일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한국부동산원).뉴스1 ⓒ News1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이 똑같아야 한다는 건 난센스"

이헌욱 한국부동산원장이 실거래가는 개별 거래 가격일 뿐 공시가격과 동일한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과거 통계 논란은 '조작'이 아닌 '수정'이라고 일축했다.

"실거래=공시가는 난센스"…조사자 가격이 기준

이 원장은 18일 세종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과의 취임 후 첫 간담회에서 "실거래에는 고가 거래, 저가 거래, 숨겨진 증여나 특수관계인 간 거래 같은 이상 거래가 섞여 있다"며 "이런 실거래를 그대로 과세 표준과 행정 기준으로 삼으면 오히려 공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시가격 산정 방식에 대해 "조사자가 전문적 식견으로 산정한 가격에 현실화율을 곱하는 구조"라며 "현실화율 자체는 법령과 국토교통부 기준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거래와 공시가격 사이에 차이가 나는 것은 제도 설계상 불가피하며, 이를 단순 괴리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호가 중심 통계' 비판에는 조사자 중심 산정 원칙을 내세워 반박했다. 이 원장은 "저희 통계는 조사자가 여러 요소를 종합 평가해 산정한 가격"이라고 강조하며 "그걸 호가라고 하면 조사자들이 섭섭해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실거래가가 무조건 옳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조사자가 제시한 가격이 오히려 기준이 될 수 있고, 내부·외부 전문가 검증과 국제적으로 공인된 통계 기법을 통해 정확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거래는 단건·이상 거래에 좌우될 수 있지만, 공시가격과 주간 지표는 '전문가 판단+통계 검증'을 거친 대푯값이라는 논리다.

이헌욱 한국부동산원장이 호남지역본부에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청렴의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한국부동산원).뉴스1 ⓒ News1
"지금은 누구도 조작이라 안 한다"…논란 종결 선언

문재인 정부 당시 주택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상 '종결'을 선언하며 방어에 나섰다

이 원장은 "지금은 누구도 조작이라고는 얘기하지 않는다"며 "관련 재판에서도 조작이 아니라 수정이라는 쪽으로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원 직원은 한 명도 기소되지 않았다"며 "만약 통계법 위반이라면 직원이 기소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걸 보면 적정한 업무 범위 내에서 성실히 작업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당시 통계 변경은 행정적 조정의 성격이 강했고, 법 위반 수준의 '조작'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정치적 통계 외압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제도 개편과 검증 체계를 근거로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논란 당시 제시됐던 7대 개혁 방안을 모두 이행했다"며 "내부와 외부에서 여러 차례 반복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춘 만큼 지금 구조에서는 외압에 의해 통계가 좌우된다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시가격과 주택 통계는 복수 단계 검증과 외부 점검을 거치기 때문에 특정 정권·부처의 요구가 개입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헌욱 한국부동산원장이 18일 세종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출입 기자단 간담회에서 답을 하고 있다.한국부동산원).뉴스1 ⓒ News1
"주간 집값 공식 통계, 세계적으로도 이례적"

주간 아파트값 지표와 월세 통계와 관련해서는 통계 체계 전반의 손질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주간 동향 통계의 유의미성에 대해 내외부에서 문제 제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계적으로도 국가 공식 통계로 주간 동향을 발표하는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격주간이나 월간으로 바꾸자는 논의도 있다"면서도 "국가 공인 통계는 조사 기관이 임의로 주기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정책 변경이 이뤄지면 그에 맞춰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월세 통계 강화 요구에 대해선 "월세는 매우 민감한 영역이라 다각도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만 언급해, 주간 집값·월세 지표 개편은 중장기 과제로 남겨뒀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