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2만가구 공급 로드맵 흔들리나…서리풀 첫 단계부터 삐걱

서리풀2 지정 후 주민 반발 본격화…보상·소송전 예고
3기 신도시도 줄줄이 지연…'2029년 분양' 차질 우려

서울 서초구 원지동 모습. 2024.11.5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정부가 강남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2만 가구 규모의 서리풀 공공주택지구가 첫 단계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서리풀2지구 지정·고시 이후 주민 반발이 본격화한 데다 토지보상과 환경·문화재 문제까지 겹치면서 정부가 제시한 '2028년 착공·2029년 분양'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일 서리풀 2지구를 지정·고시했다.

서리풀 공공주택지구는 서초구 원지동·신원동 일원의 1지구(1만 8000가구)와 우면동 일원의 2지구(2000가구)를 연계해 총 2만 가구 규모의 직주근접형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국토부는 용지 조성과 주택 설계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을 도입해 통상적인 사업 일정보다 약 2년 앞당긴 '2028년 12월 착공·2029년 분양' 로드맵을 제시했다.

하지만 서리풀2지구 지정·고시 이후 주민 반발이 본격화하고 있다. 토지 수용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이 재개되고 소송전까지 예고되면서 초기 행정 절차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서리풀 2지구 대책위원회는 24일 서초구 우면동 성당에서 서리풀 2지구 개발 반대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책위는 우면산과 우면천으로 이어지는 생태축 파괴 문제와 문화재 매장 가능성 등을 설명하고, 향후 대응 계획을 밝힐 방침이다.

갈등은 2지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체 공급 물량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지인 1지구 주민들도 최근 정당한 보상과 실효성 있는 이주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시위에 나섰다. 사유지 내 지장물 조사도 거부하고 있어 보상 절차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양창릉지구 사전청약. 2023.2.6 ⓒ 뉴스1 김진환 기자

업계에서는 보상 협의와 법적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정부가 제시한 공급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과거 태릉CC 개발사업은 주민과 지자체 반발, 녹지 보존 논란으로 사업 규모가 축소됐고, 용산정비창 개발 역시 개발 방식과 공공주택 비율을 둘러싼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된 바 있다.

수도권 주택 공급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3기 신도시도 사업 지연이 현실화하고 있다. 고양창릉은 사업 기간이 15개월 연장됐고, 하남교산은 문화재 발굴 조사로 일정이 늦어졌다. 남양주왕숙 역시 지장물 보상 문제와 공사비 상승 여파로 사업 기간이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서울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 일정에 대한 시장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환경·문화재 문제와 주민 갈등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뿐 아니라 수도권 주요 공공택지 상당수가 보상과 각종 민원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정부가 제시한 공급 일정에 대한 시장 신뢰를 확보하려면 초기 단계부터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