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데이터센터까지…건설사 미래 먹거리 경쟁
AI 확산에 데이터센터 시장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
시공 넘어 개발·운영 진출…전력 확보가 승부처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자 건설사들이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주택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가 반도체 공장, 소형모듈원전(SMR)과 함께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시공을 넘어 개발·운영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기업과 기관의 서버, 네트워크 장비 등 대규모 IT 인프라를 집약해 운영하는 시설이다. AI 시대 들어서는 막대한 전력 공급과 냉각 설비가 필수인 고부가가치 인프라로 평가받는다.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딜로이트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5년 3838억 달러에서 2030년 583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8%를 웃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은 연평균 약 21%, 한국은 약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평균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AI 확산과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에 따라 데이터 처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서는 현대건설(000720)의 행보가 가장 적극적이다. 현대건설은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다수의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64MW급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를 준공했다.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도 데이터센터 사업 강화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안산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 등 총 13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타다울타워 데이터센터를 준공하는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GS건설(006360)은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과 하나금융그룹 IDC 등 총 10개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급 '에포크 안양 센터'에는 직접 지분 투자와 운영에도 참여했다.
DL이앤씨(375500)와 SK에코플랜트(003340)도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DL이앤씨는 STT 가산 데이터센터와 DCI 가산 데이터센터 등을 준공했으며 최근 디지털리얼티의 하이퍼스케일급 'ICN11 데이터센터'를 수주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인천 부평 데이터센터(SEL2)와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등을 시공 중이다. 아일랜드 등 해외 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SOFC 공급과 특화 설계, 서버 리사이클링까지 연계한 종합 솔루션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는 최근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가 원전과 SMR,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주택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AI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데이터센터를 미래 핵심 사업군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이다.
데이터센터는 수천억 원 규모의 공사비가 투입되는 데다 준공 이후 유지·운영 사업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 고정 임대수익과 운영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신사업으로 평가받는다.
향후 시장에서는 단순 시공 능력을 넘어 통합 사업 역량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초고압 전력 설비와 대규모 냉각 시스템, 무정전 전원장치(UPS), 예비전원, 통신회선 등 복합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용지 확보 단계부터 전력망 접속, 변전설비 구축, 냉각 시스템 설계, 인허가까지 일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전력망 확보는 변수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만큼 입지 선정 단계부터 전력 계통 연계 가능성이 사업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향후 데이터센터 경쟁이 단순 시공 능력을 넘어 전력 공급과 냉각 기술, 운영 효율을 포함한 종합 솔루션 경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데이터센터는 반도체 공장과 함께 대표적인 첨단 인프라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건설사들의 경쟁도 시공 중심에서 전력 효율과 냉각 기술, 운영 역량 중심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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