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GTX-A 철근 누락에 남 탓만…시민 피로감만 커진다

17일 서울 강남구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공사 현장의 모습. 2026.5.17 ⓒ 뉴스1 이호윤 기자
17일 서울 강남구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공사 현장의 모습. 2026.5.17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최근 GTX(수도권 광역 급행철도)-A 노선 삼성역 구간의 철근누락 논란으로 곳곳에서 네 탓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사고는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설계도면 해석 오류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서울시의 늑장보고 논란이 불거지며 논쟁은 사고 배경·대응책 분석보다 '누가 더 잘못했는가'를 가리는 책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시의 책임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시공사의 책임을 강조한다.

논쟁은 정치권을 넘어 국가철도공단과 서울시 간 공방으로 확대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철근 누락 내용이 담긴 감리 보고서를 세 차례 전달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공단은 해당 내용이 매월 제출하는 보고서 내 업무일지 일부에 포함된 수준일 뿐, 별도 보고는 없었다고 반박한다.

공사현장에서 왜 이런 사고가 날 수 밖에 없었는지,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를 둘러싼 논의는 관심 밖이다.

문제의 원인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찾으려는 분위기도 짙어지고 있다. 책임을 외부로 돌리며 남 탓하는 건 쉽지만, 정작 사고 원인과 구조적 문제를 들여다보는 논의는 부족하다.

문제는 이런 장면이 반복될수록 시민들의 피로감만 쌓인다는 것이다. 출근길 지옥철(지옥 같은 지하철)에 지친 경기권 직장인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정작 시민들이 궁금한 건 책임 공방이 아니라 GTX-A 노선 완전 개통 사업의 안정성이다.

공방이 길어질수록 GTX-A 노선 자체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질 것이다. 철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강할 수 있다. 하지만 한번 떨어진 신뢰도는 쉽게 메워지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건 남 탓이다. 지금 필요한 건 누가 더 잘못했는지를 가리는 게 아니라, 왜 이런 사고가 벌어질 수 밖에 없었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책임의 화살을 모두 한곳으로 모아야 할 때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