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스웨덴은 어떻게 살렸나…원도심에 산업·대학 묶었다
[5극3특]① 영국 샐퍼드, BBC 이전 후 '미디어시티' 조성
전문가 "공공기관만 옮겨선 안돼…산업·대학 함께 가야"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정부가 '5극(초광역)·3특(특별자치도)' 중심의 국가균형발전 전략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샐퍼드와 스웨덴 말뫼처럼 원도심에 대학과 산업 생태계를 함께 구축해 민간 수요를 유인하는 '핵심 거점(앵커)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소재 350여 개 공공기관을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종 로드맵은 올해 말까지 확정될 예정이다.
'5극3특'은 수도권 1극 체제에서 벗어나 전국을 5개의 초광역권(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과 3개의 특별자치도(강원·전북·제주)로 재편하는 지역균형 발전 전략이다. 특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관련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뜨겁다.
단순 기관 이전보다 기업·대학·연구개발(R&D)을 함께 묶는 지역 산업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 사례로 꼽히는 곳은 영국 맨체스터 인근 샐퍼드다. 산업혁명 당시 제조업 중심지였던 샐퍼드는 산업 쇠퇴 이후 장기간 침체를 겪었다. 그러나 2011년 BBC 북부 방송국 이전을 계기로 도시 재생에 성공했다.
당시 BBC를 시작으로 iTV, 미디어컴 같은 대형 미디어 기업이 잇따라 입주했다. 현재 켈로그, 에릭슨 등 250개 이상의 기업도 영국 샐퍼드에 사무실을 뒀다.
이곳은 미디어 시티에 대학교 캠퍼스도 유치해 인구유출 문제를 해결했다. 학교에는 방송국 수준의 TV·라디오·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전문 장비도 구축했다.
샐퍼드 미디어시티의 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 KPMG 분석에 따르면 BBC 이전은 연간 2억 7700만 파운드(약 5100억 원) 규모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웨덴 말뫼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말뫼는 1970년대 세계 최대 조선소인 코쿰스를 보유한 곳이지만, 1980년대 후반 코쿰스가 파산하면서 쇠퇴했다.
이후 말뫼는 폐조선소 부지에 신재생에너지·IT·바이오 산업을 집적시키며 산업 구조 전환에 나섰다. 말뫼대학 캠퍼스와 창업지원센터도 함께 조성했다.
현재 말뫼 일대에는 400여 개 기업과 21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형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5극3특' 전략 로드맵에 연관 산업·대학·문화 기능 등을 묶는 '패키지 전략'이 담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민간기업 유치와 인재 양성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마강래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영국 샐퍼드는 언론사 하나만 옮긴 것이 아니라 대학, 연관 산업, 주거·문화 기능까지 함께 묶어 민간 수요가 생기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공공기관 이전도 기존 인프라가 축적된 원도심을 중심으로 관련 기업과 대학 등을 모으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현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권역의 중심도시 기능을 키워 지역에서 의료·교육·산업 등 각종 체계가 구축돼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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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재명 정부가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을 국정 핵심 과제로 추진하면서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 혁신도시 정책이 낮은 정주율과 자족 기능 부족이라는 한계를 드러낸 가운데, 영국 샐퍼드·스웨덴 말뫼처럼 기존 도심에 산업·대학·연구 기능을 결합한 '앵커 전략'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1은 [5극3특] 시리즈를 통해 1차 공공기관 이전의 성과와 한계를 짚고, 원도심 이전론과 초광역권 전략의 가능성, 지역별 대응, 예상되는 부작용과 과제를 차례로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