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벌판 혁신도시 대신"…지자체들, 원도심·역세권으로 몰린다

[5극3특]③ 대구·부산·대전, '정주 여건' 앞세워 2차 이전 유치전
"공공기관만 옮겨선 안돼"…도심 재생·일자리 결합 전략 부상

편집자주 ...이재명 정부가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을 국정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고 지역 성장거점을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과거 혁신도시 정책이 공공기관 이전에도 불구하고 낮은 정주율과 자족 기능 부족이라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번 전략 역시 실질적인 균형발전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뉴스1은 [5극3특] 시리즈를 통해 1차 공공기관 이전의 성과와 한계를 짚고, 원도심 이전론과 초광역권 전략의 가능성, 지역별 대응, 예상되는 부작용과 과제를 차례로 살펴본다.

전북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2차 공공기관 이전 범도민 유치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문승우 도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6.4.1 ⓒ 뉴스1 유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김동규 기자 =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로드맵 발표를 앞두고 지자체들의 유치 공식도 바뀌고 있다. 외곽에 혁신도시를 새로 짓는 대신 KTX 역세권과 원도심을 활용해 정주 여건과 생활 인프라를 앞세우는 전략이다.

1차 이전 당시 혁신도시가 도시 외곽 중심으로 조성되면서 정주 여건 부족과 원도심 쇠퇴 문제가 불거진 만큼, 이번에는 이미 생활 기반이 갖춰진 도심 핵심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신도시보다 역세권"…유치 전략 바뀐 지자체들

17일 정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준비 중인 주요 광역시 대부분은 기존 혁신도시 확장보다 교통·교육·의료 인프라가 밀집한 원도심과 역세권을 최우선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과거 1차 이전이 저렴한 외곽 부지를 대규모로 확보해 청사 등 혁신도시를 조성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이전 기관 종사자들이 이주 즉시 누릴 수 있는 정주 품질 확보로 유치 경쟁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특히 광역교통망을 갖춘 대도시들이 원도심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대구광역시는 KTX와 SRT 등 광역 교통망이 집결된 '동대구역세권' 및 도심 내 이전 적지를 최우선 후보지로 점찍었다. 우수한 교통 접근성을 앞세워 수도권에서 이주하는 직원들의 심리적 거부감을 최소화하고, 도심 복합개발을 통해 직주근접(직장과 주거가 가까운 것) 환경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부산광역시는 '북항 재개발 구역'과 인접 원도심을 연계하는 방안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형 금융기관 이전을 염두에 두고, 기존 원도심의 주거·상업 기반을 활용하면서 북항 일대를 금융 및 해양 클러스터로 육성해 관련 민간 기업의 동반 유입까지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대전광역시 역시 대전역 주변에 조성 중인 '도심융합특구'를 공공기관 이전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쇠퇴한 대전역 일대 원도심 유휴 부지에 산업·주거·문화가 복합된 고밀도 혁신 공간을 구축하고, 이곳에 공공기관을 전면 배치해 구도심 상권 부활과 청년 인구 유입의 마중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강원, 충북 등 다른 지자체들 역시 원도심 내 유휴 부지나 폐교, 공공 유휴 청사 등을 활용한 도심 재생형 이전 전략을 다듬고 있다.

지자체들은 부지 매입과 청사 신축에 소요되는 장기간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 도심 내 기존 상업용 빌딩이나 유휴 오피스를 먼저 임차해 사용하는 '선(先) 임대·후(後) 건축' 방식도 적극 제안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조기에 안착하도록 돕고, 침체된 원도심 상권에도 즉각적인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전경. ⓒ 뉴스1 박영래 기자
"기관만 옮겨선 안돼"…일자리·산업도 함께 가야

전문가들은 기존 혁신도시나 대도시 가운데 원도심 활용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2차 이전이 추진돼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윤창술 경상대 스마트유통물류학과 교수는 "대도시나 혁신도시에서 원도심 활용성이 높은 곳을 위주로 2차 공공기관 이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는 "도시개발사업 방식으로 일정 수준 토지소유권을 확보한 뒤 나머지 부지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원도심 개발을 추진하면 기존 구도심 쇠퇴와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KTX등 교통이 편리한 거점 도시의 원도심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면서 "공기업 이전뿐만 아니라 청년들이 선호하는 기업과 일자리를 함께 조성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