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늘 지나면 세금 수억원 더 낸다…토요일에도 구청 '북새통'

10일부터 양도세 최고 82.5%…서울시내 구청 '토지거래허가' 막판 인파
"1시간 내 확답 달라"…매물 남은 2주택자들 '다급'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한인 9일 오전 서울시 송파구 송파구청 1층에 마련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관련 토지거래허가 접수처를 찾은 시민들이 부동산정보과 공무원들에게 서류 검토를 받고 있다. 2026.5.9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매수자가 전날(8일) 저녁에 매매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어요. 오늘 아침까지 신청 서류 9개를 다 챙겼는지 두 번 세 번 확인했어요

토요일인 9일 오전. 송파구청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A씨는 주말이지만 가방에 위임장 등 종이 서류를 가득 챙기고 구청으로 출근했다. 이른 아침이지만 구청 1층 로비에는 A씨와 같은 민원인 5~6명이 모여 준비한 서류를 다시 확인하고 있었다.

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부활하는 가운데, 이날 서울 시내 구청에는 시민들이 모였다. 이날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만 해도 중과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 25개 구청과 경기도 12개 시청·구청은 토요일에도 문을 열었다. 규제 적용 직전 전날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 접수가 이어질 것을 고려한 조치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D-1'…세금 중과 피하려 구청 몰린 민원인들
양도세 중과 허가신청 서류. 2026. 05. 09. 오현주 기자

이날 방문한 송파구청은 1층 입구에서 토지거래허가 접수창구를 따로 마련했다. 직원들은 민원인들이 창구를 방문하자 토지거래계약 허가 신청서, 토지취득자금 조달계획서 등 필요한 서류가 적힌 종이를 일일이 배부했다. 서초구청도 담당 부서 사무실 앞에서 '접수창구 운영 안내문'을 붙여뒀다.

이날 구청에서 만난 민원인들은 대부분 전날 다주택자 매물을 계약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초반 직장인 B씨는 "7일까지 매물을 살펴보다 여기서 호가가 더 이상 떨어질 것 같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이에 전날(8일) 연차를 내고 계약 도장을 찍었다"고 전했다.

전날 밤 아파트 계약을 마친 탓에 필요한 서류를 가지고 있지 않아 집으로 다시 돌아간 경우도 있었다. 서초구에서 만난 한 민원인은 "어제 너무 급하게 계약서 도장을 찍느라 매도인쪽 서류를 빠뜨렸다"며 "오후 6시까지 시간이 있지만 버스도 타야 해 마음이 다급하다"고 말했다.

집 못 판 강남권 다주택자들은 '다급'…중개사들 "1시간 이내 확답 달라"

강남권에서는 매물이 팔리지 않아 다급한 다주택자 사례도 볼 수 있었다. 이날 헬리오시티 전용 33㎡ 매물 호가는 28억 5000만 원이었다. 4월말 거래가(29억 7000만 원) 대비 1억 원가량 낮은 셈이다.

잠실 인근 공인중개사 C씨는 "오늘 오전에도 헬리오시티 전용 84㎡ 다주택자 매물 호가를 물어보는 전화가 3~4통 정도 왔다"며 "임대인과 만나 빨리 약정서를 써야 하니 1시간 내 확답을 달라고 재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10일부터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양도세를 중과한다. 양도세 중과가 부활하면 2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p), 3주택 이상은 30%p가 가산된다. 지방소득세 10%까지 적용하면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실효세율은 82.5%까지 높아진다.

업계는 양도세 중과 부활로 당분간 매물이 잠길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랩장은 "10일부터 양도세 부담에 따른 매물 잠김과 가격 강보합 현상은 있을 것"이라며 "7월 세제 개편 이전까지는 일시적 매물 잠김이슈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