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면 중과, 버티면 세금…다주택자들 '이중압박' 국면
장특공제 축소 가능성까지 거론…실거주 중심 세제 개편 예고
증여·상속·장기보유 셈법 복잡…"매도 결정은 이미 상당수 끝나"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9일 종료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양도세 중과 부활에 이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다주택자들이 매도와 보유 사이에서 복잡한 셈법에 들어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할 경우 기본세율만 적용받았지만, 이날부터는 2주택자에게 최대 20%포인트(p),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최대 30%p의 중과세율이 다시 적용된다.
양도차익 규모가 큰 경우 실효세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만큼 세 부담 역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서울 강남권이나 한강벨트처럼 집값 상승 폭이 컸던 지역은 세금 부담이 수억 원 단위까지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주택자들의 고민은 단순히 양도세 중과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최근 '실거주 중심 과세' 기조를 강조하면서 장특공제 축소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어서다.
현재도 다주택자는 장특공제 적용이 제한적이지만, 향후 세제 개편 과정에서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거나 공제 폭 자체가 줄어들 경우 단순 장기 보유만으로는 절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 강화 가능성도 변수다.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을 경우 세제 혜택이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단순 보유 기간보다 실제 거주 여부가 과세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다주택자들은 매도와 보유 사이에서 증여·상속·버티기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놓고 셈법을 따지는 모습이다. 양도세 부담이 커진 만큼 급하게 처분하기보다는 가족 증여나 장기 보유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증여 역시 쉬운 선택지는 아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지만, 증여세와 취득세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공시가격 상승과 세율 구조까지 고려하면 단순 절세 수단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임대사업자 등록을 통한 절세 전략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 과거 등록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사례가 있었던 데다 최근 정부가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까지 손볼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정책 리스크가 커졌다는 해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매도 결정을 내릴 다주택자들은 상당 부분 움직였고, 남은 보유자들은 당분간 정책 방향과 시장 흐름을 지켜보며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결국 매도와 증여, 상속 가운데 어떤 방식이 가장 유리한지를 따져 의사결정을 하는 흐름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보유를 선택한 다주택자들은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부는 증여나 상속 등으로 방식을 바꿔 절세 전략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가 다시 적용되면서 다주택자들의 세금 부담과 고민이 모두 커진 상황"이라며 "매도와 증여, 상속 가운데 어떤 방식이 유리한지를 따져 의사결정을 하는 흐름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까지 매도 여부를 결정할 사람들은 대부분 판단을 마쳤을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지방선거 이후 나올 세제 개편안이 보유를 선택한 다주택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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