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앞두고 매물 잠김 우려…정부, 도심 6만 가구 속도전

청와대·국토부 "신도시 대신 도심 유휴부지 활용해 공급 확대"
"계획보다 실제 착공·입주 속도가 시장 안정 좌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1.29 ⓒ 뉴스1 임세영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오는 9일로 다가오면서 시장에서는 매물 잠김과 서울 '입주 절벽'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세제 정상화와 공급 공백이 겹친 상황에서 정부도 도심 주택 공급 계획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기 위한 속도전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국토부 한목소리…"도심 6만 가구, 예고대로 착수"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발표된 '1·29 공급대책'은 수도권 도심 내 우수 입지에서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노후 청사와 유휴 공공부지, 도심 내 활용 가능한 국공유지를 발굴해 이전·복합 개발을 추진하고, 소규모 필지를 연결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식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현 정부는 대규모 택지를 새로 조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노후 청사나 활용 가능한 공간을 찾아 이전하거나 주택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도심 곳곳의 부지를 발굴해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약속한 6만 가구 공급 계획에 대해 "예고한 대로 반드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신도시 대신 도심 내 유휴부지를 활용해 공급을 쌓아가는 이른바 '조각 공급' 전략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앞에 양도세 등 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2.4 ⓒ 뉴스1 김민지 기자
버티기 나선 다주택자…'매물 절벽' 현실화 우려

그럼에도 시장의 관심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매물 잠김이 얼마나 심해질지에 쏠린다. 올해 초부터 다주택자 상당수는 이미 매도·증여 등을 통해 자산 정리를 마쳤고, 남은 보유자들은 세 부담을 감수하고 버티기에 나서는 분위기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유예 종료 이후에는 새로운 급매물이 쏟아지기보다 남은 매물이 크게 줄어든 상태에서 실수요와 일부 투자 수요가 제한된 매물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제 전환기에도 공급 일정을 명확히 제시해 '지금 사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는 불안 심리를 얼마나 완화할 수 있을지가 정부 공급 전략의 성패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대외 환경 역시 공급 여건을 압박하고 있다. 중동전쟁 장기화 여파로 해상 운임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철근·시멘트 등 건설 자재 수급과 단가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사비 상승과 분양시장 양극화로 사업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자재비까지 오를 경우 중견·중소 건설사와 시행사의 도심 사업 추진 여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기준금리 재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대출 규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 도래까지 겹치면서 자금 조달 환경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모습. 2026.1.29 ⓒ 뉴스1 이호윤 기자
"계획만으론 부족…착공·입주로 이어질 속도가 관건"

전문가들은 결국 공급 규모 자체보다 실제 공급 속도가 시장 안정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진단한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양도세 중과 재시행과 입주 물량 감소, 대외 변수까지 겹친 상황에서는 공급 대책을 얼마나 빠르게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느냐가 시장 안정의 관건"이라며 "계획만 앞세우고 속도가 따라주지 못하면 매물 잠김과 공급 절벽 우려가 맞물리며 시장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